연예
[인터뷰①] `SF8-우주인 조안` 김보라 "사랑과 우정사이, 여-여 주인공 매력적"
입력 2020-09-09 07:00 
배우 김보라가 `우주인 조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제공| 모먼트글로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배우 김보라(25)는 MBC 시네마틱 드라마 'SF8-우주인 조안'을 통해 SF 장르에서도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인정 받았다. 김보라로서도 제 옷처럼 꼭 맞는 역할을 맡아 배우로서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SF8'은 한국영화감독조합 소속 감독들이 MBC, 국내 OTT 플랫폼 '웨이브'와 손을 잡고 만든 한국판 SF물. 원작을 이용해 작가와 감독들이 시나리오를 만들고 연출한 작품으로 기존 영화, 드라마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장르의 '시네마틱 드라마'를 선보였다. 그중 김보라는 김효인 작가의 소설 '우주인 조안'을 원작으로 한 이윤정 감독의 작품 '우주인 조안'에 출연했다.
지난 7월 웨이브에서 선공개 된 후 지난달 28일 MBC에서 방영된 이 작품은 미세먼지로 가득한 세계라는 근미래 환경을 배경으로 한다. 경제 계급으로 100세(C)와 30세(N)로 평균 수명이 나누어진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보라는 극중 학교 안의 유일한 N인 조안 역을 맡아 호연했다.
김보라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진행한 전화인터뷰를 통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주인 조안'은 다소 낯선 장르물. 출연을 망설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묻자 김보라는 "대본을 받았는데 너무 좋았다"며 출연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본을 늘 둘째 언니와 함께 본다. 그런데 언니가 보더니 꼭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면서 주위의 호평도 작품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해줬다고 밝혔다.
김보라가 이 작품에 끌린 이유가 무엇일까. 김보라는 조안의 매력적인 캐릭터를 꼽았다.
"자유분방하고 솔직한 조안이 매력적이었어요. 그동안 조안처럼 자유로운 역할을 많이 해보지 못해서 대본을 보면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역할일지 모르고 대본을 받았는데 다 읽어본 뒤 감독님을 만나니 '조안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욱 기쁘게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조안에 끌렸던 김보라는 조안 역할을 맞춤옷처럼 소화해냈다. 김보라가 싱크로율 100%를 자랑한 데에는 조안의 성격이 실제 그의 성격과 많이 닮은 점이 작용했다. 김보라는 "이왕 살 것 최대한 즐기면서 살자는 제 성격과 조안의 성격이 '주어진 삶을 부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보면서 '나같은데?'라는 느낌을 참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하면서 불편하고 어색함을 느낀 적이 거의 없다. 목소리 톤부터 행동까지 제 본래의 모습에서 그다지 변화시켜 연기한 부분이 없어 더욱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보라는 `우주인 조안` 속 주인공의 성별이 남-녀에서 여-여로 변경된 점이 좋았다고 말했다. 제공| 모먼트글로벌

이 작품은 '우정과 사랑 사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는 달달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었다. 로맨스인지 아닌지 고개를 갸웃하게 만드는 이유는 원작에 있다고. 원래 원작은 남-녀 주인공으로 쓰여져 있었으나 이윤정 감독은 이를 여-여 주인공으로 바꿨다. 김보라는 "원작에서는 남녀 주인공이다. 글이 아니라 영상을 통해 압축적으로 담아내는 만큼 남녀주인공이라면 뻔히 생각하는 스토리로 보여질 수도 있다. 여여, 동성 주인공이라면 파악하기 어려운 내용들이 보여질 것 같아서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로맨스로 보일만한 장면으로 많은 시청자들이 천문대 신을 꼽지 않을까 싶다. 이오와 조안이 과제를 핑계삼아 서로의 맥박을 느끼는 장면은 남녀 주인공이 아니지만 설렘을 주기에 충분했다. 김보라는 "감독님도 조안과 이오의 가장 진한 멜로가 천문대 장면이라고 하더라"면서 "제 생각으로는 여기서 이미 눈빛 등을 통해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지 않았을까 싶다.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촬영장에서 최성은의 눈빛이 너무 좋아서 몰입을 빨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안에게 있어서 이오는 처음으로 다가와준 친구이자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매일 밤 화상통화를 하며 가까운 사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오가 종양 수술을 받고 투병을 시작하면서) 조안 입장에서는 이오가 아무런 말 없이, 약속을 했는데도 나타나지 않을 채 사라진다. 여기에 대한 실망감, 서운함이 컸을 것 같다"고 해석했다.
'우주인, 조안'은 빈부격차를 고가의 '항체 주사'를 통해 상징화 했다. 고가의 항체 주사를 맞을 수 있는 부유층은 클린 항체를 가진 C로 평균 수명 100세까지 살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클린 항체가 없는 'N'으로 평균 수명이 고작 30세다. 김보라는 "솔직히 현실과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면서 "돈으로 결정되는 생명이 먼 미래에는 있지 않을까 싶다. 계층을 수명으로 나누는 것이 특이하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게 씁쓸한 현실이 아니겠냐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또 촬영 중 미세먼지를 표현하기 위해 안개를 인공적으로 만들었던 것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확산되고 있는 현재 상황과 빗대며 "'우주인 조안'은 모든 사람들이 청정복을 입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코로나19로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과 비슷하게 너무 답답하고 숨쉬기 불편하다고 하더라. 빨리 상황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보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음원을 발매하기도 했다. 극중 조안이 사람들 앞에서 노래했던 '별의 숨'을 음원으로 낸 것. 김보라는 수준급 실력을 자랑했다. 김보라는 "가사를 감독님이 쓰신 것"이라고 알리며 "어려운 노래면 어쩌나 했는데 음악감독님이 제 톤에 맞춰 노래를 만들어주셔서 편안하게 곡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가창력 칭찬에 김보라는 부끄러워하면서도 "얼마전 절친 김새론에게 (악동뮤지션) 이수현의 노래는 망칠까봐 못 따라부르겠다고 했다. 듀엣 하자고 하면 끼워줄지 모르겠다"며 장난스레 덧붙였다.(인터뷰②에서 계속)
ksy70111@mkinternet.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