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아내 덕분에’ 애처가 알칸타라, 지독한 불운 이겨내고 연승 바람 [MK人]
입력 2020-09-09 04:59 
두산 알칸타라는 8일 KBO리그 잠실 kt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12승째를 올렸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오랫동안 10승에 발목이 잡혔던 라울 알칸타라(28·두산)가 지독한 불운을 이겨내고 다시 연승을 거둘 수 있던 건 ‘아내의 내조 덕분이다.
KBO리그에서 가장 빨리 10승 고지를 밟았으나 이후 6경기 연속 승리를 놓친 알칸타라다. 호투를 펼치고도 이상하게 안 풀렸다. 꼬일 대로 꼬였다.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다. 알칸타라는 나도 사람인지라 신경이 쓰이긴 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다. ‘멘탈 코치인 아내가 그렇게 만들었다.
알칸타라가 10승의 늪에서 탈출할 수 있던 건 애처가의 간절한 바람 덕분일지 모른다. 1일 잠실 한화전에서 7이닝 2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아내의 생일에 등판한 경기였다.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꼭 ‘승리를 안기겠다던 약속을 지켰다.
그는 사랑꾼이다. 2019년 5월 12일 수원 키움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뒤에도 오늘 미국은 어머니날이다. 세 아이의 엄마인 아내에게 이 승리를 주고 싶다”라고 감동적인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7번째 도전 끝에 11승을 거둔 알칸타라는 가속 폐달을 밟았다. 12승은 단 한 번에 성공했다. KBO리그 진출 후 단일 시즌 개인 최다 승 기록을 경신했다. 전 소속팀인 kt를 상대로 거둔 ‘의미 있는 기록이다.

내용도 좋았다. 8일 잠실 kt전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지난 두 번의 kt전에서 난타를 당해 평균자책점 6.55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내의 조언 덕분이다. 알칸타라는 아내가 세 번째 kt전을 앞두고 ‘긴장을 푸고 마음 편하게 던져라고 얘기했다. kt라는 걸 의식하지 않고 다른 팀을 상대하듯 하라고 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해 kt와 재계약에 실패한 알칸타라는 마침 조쉬 린드블럼의 빈자리를 메우려던 두산으로 이적했다. 이에 kt전을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알칸타라는 kt전만큼 이기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그 욕심 탓에 능력 이상을 펼쳐야 해 스트레스가 심했다. (아내의 조언을 듣고) 내가 가진 능력만큼만 던지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순탄한 길만 걸은 건 아니다. 볼넷을 4개나 내주며 두 번의 만루 위기에 몰렸다. 평소의 알칸타라와 달랐다. 그는 볼넷이 적은 투수다. 볼넷 4개는 그의 KBO리그 한 경기 최다 볼넷 기록이었다.
알칸타라의 아내는 남편의 든든한 멘탈 코치다. 사진=MK스포츠 DB
그렇지만 스트라이크존 판정도 평소와 같지 않았다. 그에게 불리한 스트라이크·볼 판정도 있었다. 불만을 터뜨릴 법도 하나 곰 군단 에이스는 초연한 반응이었다.
아내가 알칸타라를 바꿔놓았다.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한 게 볼로 판정되면 예민해지기도 했던 ‘과거의 알칸타라다. 그때마다 아내는 남편에게 ‘심판도 사람이다. 당신의 생각과 심판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신의 공을 던져라고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이후 알칸타라는 더욱 차분하고 진중해졌다. 침착함도 잃지 않았다. 그는 내가 심판 판정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심판은 1회부터 9회까지 집중해야 한다. 그렇지만 그렇게 유지하는 게 쉽지 않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라고 얘기했다.
그 가운데 알칸타라는 승리 부문 공동 3위까지 올랐다. 내친김에 다승왕 타이틀도 노린다. 그는 앞으로 얼마나 많은 경기에 등판할지 모르나 나가는 경기마다 다 이기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