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뉴얼 있으면 뭐하나"…코로나19 확산 속 소외된 장애인
입력 2020-09-07 19:20  | 수정 2020-09-08 07:50
【 앵커멘트 】
코로나19가 장애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도 더 힘든 상황일텐데요.
그래서 정부가 특별한 지원책이 담긴 대응 매뉴얼을 발표했는데, 말뿐인 내용에 그치면서 어려움이 더 크다고 합니다.
강세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입니다.

장애인 지원책과 감염병 대응법 등이 담겨있는데, 주기적인 투석이 필요한 신장장애인은 확진일 경우 병원에 먼저 입원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한 신장장애인은 일주일 뒤에야 입원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이영정 /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사무총장
- "투석을 받아야 하는데 보건소는 9월 3일에 병원 배정이 된다 집에서 대기하라고 하셨대요. 당장 투석을 받지 못하면 코로나에 의해 사망이 아니라 투석을 못 받아서 사망을…."

시민단체가 나선 뒤에야 입원이 됐는데, 매뉴얼이 관할 보건소까지 전달이 되지 않은 겁니다.


▶ 인터뷰(☎) : 보건소 관계자
- "장애인 관련해 매뉴얼이 따로 있지는 않은 것 같아요."

감염병에 취약해 타인과 접촉을 줄여야 하는 신장장애인은 교통 지원이 필요하다고 나와있지만, 지원이 부족해 사실상 이용이 어렵습니다.

▶ 인터뷰 : 김세룡 / 한국신장장애인협회장
- "굉장히 불안하다고 말합니다. (대중교통에서)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 자기가 감염되지 않을까. 적절한 이동수단에 대한 대책이 필요…."

특히 발달장애인이 자가격리되는 사례도 늘면서, 격리 기간동안 이들을 돌봐줄 보조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매뉴얼에도 지원 확대 방안이 나와 있지만, 여전히 보호자인 가족이 생업을 포기하고 함께 격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윤진철 /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사무처장
- "돈을 줄 테니 부모가 24시간 자가격리 기간동안 돌봐라…. 평소에도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에 재난 상황에서는 더 고립될 수밖에 없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장애인과 그 가족들은 말 뿐인 지원 매뉴얼 탓에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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