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개천절 집회 소식에 속타는 국민의힘 "자제해달라…저희들이 잘하겠다"
입력 2020-09-07 16:28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국민의힘 당내외인사들이 일제히 보수단체들의 개천절 집회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모처럼 100명대로 줄면서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여당에 역공의 빌미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다. 지난 8.15 광화문 집회 이후 지지율 폭락을 경험한 국민의힘으로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개천절 집회는 자제하는 것이 도리"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국민적 분노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심판 의지는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만 다른 분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개천절 집회를 막는 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이수진 민주당 의원을 겨냥해 "이런 집회를 원천적으로 법률로 막겠다는 것은 위헌적이다"라는 비판도 곁들였다.
야권 '잠룡'중 하나로 꼽히는 원희룡 제주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을 의도적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적었다. 원 지사는 "그 집회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집회 얘기가 들린다는 것 자체가 국민들과 방역당국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광복절 집회 당시 당의 대응에 대한 반성도 내놨다. 원 지사는 "광복절 집회를 앞두고도 '이래서는 안 된다'고 호소한 바 있다"며 "(하지만) 우리 당은 그 집회와 거리를 뒀지만 일각에서 미온적 태도를 취한 듯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당 구성원 일부가 적극 참여한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지난 집회 이후 전국민이 고통을 겪었고 특히 방역당국, 의료진, 경찰 및 공무원들이 엄청난 격무에 시달리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이번에는 단호한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15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광화문집회 모습. [김호영 기자]
김병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도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지난 8.15 광화문 집회 이전의 상태로 시간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면서 "공동체 건강과 안녕을 해하는 집회는 어떤 성향과 이념을 떠나 허용돼선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를 향해서도 "정부는 민주노총 집회에 제대로된 대응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방역실패 책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며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그만해야 한다"는 비판도 내놨다.
장제원 의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월 3일 광화문 집회에 나가시는 것은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장 의원은 "저희들이 유능하게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잘 막아냈다면 국민들께서 광화문으로 나가는 수고는 없었을텐데 한없이 면목이 없다"면서 "더 처절하게 국회 내에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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