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폐업이 아니라 진짜 망했다" 코인노래방 업주 하소연에 "왜 정부 탓해?" 논란
입력 2020-09-07 11:35  | 수정 2020-09-14 11:37

서울 서대문구의 한 코인노래연습장이 내건 파업 현수막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이 사진을 찍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것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대다수는 안타깝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원망의 주체가 잘못됐다. 왜 정부를 욕하느냐"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화제가 된 현수막에서 코인노래연습장 업주는 "코로나로 손님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힘들어서 대출받았는데 정부가 문 닫으라고 한다. 정부 믿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문 닫았다"고 밝혔다. 이어 "50일 동안 임대료, 전기세, 인증비, 저작권료, 보험비 등 고정 비용이 장난 아니다"며 "정부는 보상 못 한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대출금 갚으려고 다시 열심히 해보려 했다. 또 닫으란다. 이번에도 역시 법적으로 보상해줄 수 없단다. 가게 계약 기간도 남았는데 보증금 다 까먹어도 (임대료가) 모자라다"고 하소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폐업이 아니라 진짜 망했다. 앞으로 남은 대출은 어찌 갚아야 할지 깜깜하다"면서도 "그동안 코인노래연습장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하다"고 고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해당 사연이 알려지자 대다수 누리꾼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flxh****)은 "우리 가족도 장사하는 입장에서 남 일 같지 않다. 눈앞이 캄캄하시겠지만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위로를 건넸다. 또 다른 누리꾼(alic****) 역시 "자영업자분들 모두 힘내시길"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다만 해당 점주가 정부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 누리꾼(alle****)은 "이걸 왜 정부 탓을 하지. 지금 교인들이 검사 안 받고 집회 나가고 별짓을 다 하면서 코로나19 확산시키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처 잘해서 (일일 확진자 수가) 100명대로 다시 돌아온 건데"라며 날 선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많은 누리꾼은 "망하는 사람 걱정 한마디 못 해주고 정부 욕먹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은 공감능력이 대체 어디로 간 거냐"(doub****), "당장 정부에서 본인들 회사에 코로나19로 두 달간 전 직원 무급휴직 명령 내리면 그때도 정부 욕하지 않을 사람 있을지 궁금하다. 제삼자가 보기에나 객관적으로 교회가 잘못했다고 욕하지만, 막상 저 당사자로서는 가게 영업 자체를 못하게 막아버린 정부 탓이 안 나올 수가 없다. 아마 저 사람 교회 욕도 충분히 하고 있을 거다"(bary****) 등의 댓글을 남기며 업주를 두둔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월 23일부터 7월 9일까지 코인노래연습장에 대해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이후 코인노래연습장들은 '10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선별적 영업을 시작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됨에 따라 지난달부터 다시 문을 닫은 상태다.
정부는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이번 4차 추경을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에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에 따른 12개 고위험시설 중 일부 업종을 우선 지원하기로 했고, 매출 급감 정도에 따라 지원금 지급을 차등화하는 방식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는 현금 지원과 함께 금융·세제 지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 임대료 지원이나 전기요금·세금 납부유예 조치를 연장하거나 재가동하는 방안 등도 함께 검토 중이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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