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물감 사러 나왔다가…홍콩 경찰에 내동댕이쳐진 12살 소녀
입력 2020-09-07 10:28  | 수정 2020-09-14 11:07

지난 6일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 과정에서 경찰이 어린 소녀로 추정되는 여성을 길바닥에 내동댕이치며 제압해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끌어온 시민활동가 조슈아 윙은 이날 밤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흰색 티셔츠에 푸른 치마를 입은 한 여성이 경찰 무리를 피해 도망치다가 잔인하게 제압됐다.
친구들 무리에 있다가 여러 명의 경찰이 포위를 하자 겁에 질려 도망치다 채 2초도 안 돼 달려오던 경찰이 그녀의 가슴팍을 잡고 길바닥에 쓰러뜨렸다. 뒤이어 다른 경찰이 이 어린 소녀 위에 올라타 제압하는 과정에서 이 여성이 고통스러운 듯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 해당 동영상에 그대로 담겼다.
조슈아 윙은 해당 트윗에서 "학교 숙제를 위해 물감을 사러 왔던 12살 소녀가 경찰에 의해 잔인하게 땅바닥에 쓰러졌다"라며 "(중국발) 국가보안법이 존재하는 경찰국가 체제에서 우리는 (시위가 아닌) 쇼핑을 하다가도 이런 경찰의 잔인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가 재현됐던 이날은 애초 제7대 홍콩 입법회 의원 선거가 치러져야 하는 날이었다. 그런데 캐리 람 행정장관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이유로 선거를 1년 연기시키자 시민들은 입법회 의원 선거 정상화를 촉구하며 이날 시위를 진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최소 289명의 시민들이 연행됐으며, 이 중에는 탐탁치(譚得志) 의원 등 야당 정치인들도 포함됐다.
캐리 람 행정장관의 입법회 의원 선거 연기 사유에 대해 시민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은 허울일뿐, '민주 직선제'를 저지하려는 목적이라고 반발해왔다.
홍콩의 선거체제는 입법회 의원 등 국민을 대리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이 각 직능 별로 선출돼 차기 행정장관을 뽑는 간선제로 소위 '체육관 선거'로 불린다.
그런데 중국 본토의 입김으로 돌아가던 기존 간선제 구조에서 최근 반중(反中)을 주장하는 선거인단 규모가 확대되며 일대 균열이 발생하자 캐리 람 장관이 입법회 선거 연기라는 초법적 조치를 내놨다는 것이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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