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마음에 든다" 프랑스 갔다가 관저 예술품 가져간 트럼프
입력 2020-09-07 10:18  | 수정 2020-09-14 11: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행사 참석 차 2년 전 프랑스를 방문했을 당시의 언행으로 잇따른 구설에 오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패배자', '호구'라는 표현으로 미군 전사자들을 비하했다는 최근 보도로 미국 내에서 거센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주프랑스 미국 대사관저에 있던 예술품들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백악관으로 가져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늘(7일)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11월 프랑스 방문 당시 예정됐던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를 우천 등의 이유로 갑자기 취소하고 제이미 매코트 주불 미국 대사의 대사관저에 머물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사관저에 전시돼 있던 몇 점의 예술품을 마음에 들어 했고 다음 날 초대 프랑스대사를 지낸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와 흉상, 은으로 제작된 그리스 신화 조각상 등을 지목해 자신의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 싣도록 했습니다.

이들 예술품은 '문화 외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사관저에 전시됐던 작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실제 백악관으로 옮겨졌습니다.

당시 매코트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깜짝 놀랐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코트 대사에게 6년 후에 예술품들을 되돌려 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로부터 6년 후인 2024년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당선될 경우 임기가 끝나는 시점입니다.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의 전시를 위해 미 국민의 소유인 아름답고 역사적인 작품들을 미국으로 가져왔다"며 사실상 보도 내용을 인정했습니다.

예술품의 백악관 이전 문제로 백악관과 국무부 직원들은 골머리를 앓았고 양측은 이 문제로 서로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무부 변호사들은 이후 예술품들이 미 정부 자산이기 때문에 백악관으로의 이전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만, 이들 예술품은 이후 모두 모조품이나 복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특히 백악관은 벤저민 프랭클린의 초상화가 모사본으로 드러나자 워싱턴DC의 국립 초상화 미술관에 소장돼 있던 1785년 조제프 시프레드 뒤플레시스가 그린 원작을 미술관 측으로부터 대여해 백악관에 전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프랑스 방문 당시 프랑스 땅에 묻힌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 '호구'라고 언급했다고 미 시사잡지 애틀랜틱이 최근 보도하면서 큰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앤마른 미군묘지 참배를 갑작스럽게 취소한 이유에 대해 백악관 측은 악천후와 교통체증 우려 등을 들었지만 애틀랜틱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 때문에 헤어 스타일이 망가질 것을 우려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그런 언급을 한 적이 없다면서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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