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종합] "文에 배신감 불길처럼 퍼진다"던 이재명, "오로지 충심으로 따를것"
입력 2020-09-06 15:09  | 수정 2020-09-06 15:24

[사진 출처 = 이재명 페이스북 캡처]
당정청이 6일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과 관련해 '선별 지급' 방침을 공식화하자 줄곧 '100% 전국민 지급'을 주장하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금까지 많은 논의들이 있었습니다만, 저 역시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새벽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선별 지급으로 인한)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이날 고위당정협의회 직후, 자신의 SNS에 '오로지 충심'이란 제목의 글을 게재, "국가 지원책이 국민들께 신속하게 파고들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집행을 지휘해 나갈 것"이라며 "보수언론과 세작들은 더이상 저의 견해를 '얄팍한 갈라치기'에 악용하지 말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긴급재난지원금이 위기에 처한 우리 국민들 삶의 무게를 함께 덜고 일어서기 위한 것이라면, 선별 지급 기준에서 소외된 분들이 버티고 있는 그 무게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그리고 감당하지 못해 발생하는 그 원망과 분노는 어떻게 감싸안고 가야할 지, 1370만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지금도 깊이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또 "국민 불안과 갈등, 연대성 훼손 등 1차와 달라진 2차 선별지급의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다"며 "수많은 경우의 수와 대안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따져봐야 하고, 그것이 주권자인 모든 국민들의 삶을 위기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말하지만, 저는 무겁고 아픈 현실을 외면하며 낙관적인 미래만을 말할 순 없다. 이 또한 정부여당에 대한 저의 충정이자, 관료로서 의무"라며 "저의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달라. 지금 언론은 정쟁이 아니라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대변해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부디 국민 모두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이 도출되기를 간곡히 희망하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끝마쳤다.
◆이재명 지사 페이스북 글 전문.

<오로지 충심입니다>
조금 전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 자리에서 정세균 총리님께서 "고용취약계층.소상공인.저소득층 등 피해가 크게 발생한 계층 중심으로 맞춤형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셨습니다. 조만간 지원금 규모와 대상 등 세부기준이 구체적으로 발표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논의들이 있었습니다만, 저 역시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입니다. 이는 변함없는 저의 충정입니다. 아울러 국가 지원책이 국민들께 신속하게 파고들 수 있도록 최전선에서 집행을 지휘해 나갈 것입니다. 보수언론과 세작들은 더이상 저의 견해를 '얄팍한 갈라치기'에 악용하지 마십시오.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선별 지급될 거라는 보도들이 나간 이후, 한숨과 원망으로 밤새 뜬눈으로 지샌다는 분들 얘기를 참 많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이들의 고통과 절망을 잘 알기에, 또 다른 이유로 잠들기 어려웠습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위기에 처한 우리 국민들 삶의 무게를 함께 덜고 일어서기 위한 것이라면, 선별 지급 기준에서 소외된 분들이 버티고 있는 그 무게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 지, 그리고 감당하지 못해 발생하는 그 원망과 분노는 어떻게 감싸안고 가야할 지, 1,370만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지금도 깊이 고뇌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 불안과 갈등, 연대성 훼손 등 1차와 달라진 2차 선별지급의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수많은 경우의 수와 대안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따져봐야 하고, 그것이 주권자인 모든 국민들의 삶을 위기로부터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말하지만, 저는 무겁고 아픈 현실을 외면하며 낙관적인 미래만을 말할 순 없습니다. 이 또한 정부여당에 대한 저의 충정이자, 관료로서 의무입니다.
저의 충정과 의무를 왜곡하지 말아주십시오.
지금 언론은 정쟁이 아니라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대변해야 할 때입니다.
부디 국민 모두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이 도출되기를 간곡히 희망하며,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위해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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