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중국 발 `씨앗 미스테리` 휩싸인 아마존, 외국식물 거래 금지
입력 2020-09-06 10:40  | 수정 2020-09-13 11:07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이 중국발 수상한 거래 정황 탓에 외국 식물·씨앗 거래를 금지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중국을 중심으로 이른바 '브러싱 사기'로 불리는 부정 거래 움직임이 소비자 신고로 포착되면서 미국 농무부와 아마존이 나선 것이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해외 판매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9월 3일부로 외국 식물·씨앗 수입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이날을 기점으로 해외 판매자들이 기존에 게시한 판매 관련 사항도 삭제할 방침"이라는 통지를 해왔다고 전했다. WSJ는 중국산 씨앗을 아마존에 내다파는 동아시아 지역 판매자를 인용해 실제 삭제 조치가 이뤄졌다면서 이같은 소식을 보도했다.
문제는 중국발 씨앗이다. 미국 농무부(USDA)의 오사마 엘-리시 동식물검역담당관은 "지난 2일을 기준으로 USDA는 50개 주 지역 시민들에게 수상한 씨앗을 받았다는 보고를 거의 2만 건 받았으며 이 중 약 9000개의 우편물을 접수해 2500개 이상을 분석했다"면서 "미국에서 유해 식물로 알려진 토사자(덩굴성 식물)와 공심채(동남아 식용작물) 씨앗이 포함됐고 일부 씨앗에서는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PSTVd(감자걀쭉바이로이드·작물이 말라 비틀어지는 병) 병원균이 발견됐으며 또 일부에서는 해충인 말벌·딱정벌레 유충이 나와 미국 농산물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씨앗 우편물은 대다수가 중국에서 우편 소인이 찍혔고 포장지에는 보석·장난감·기타 상품으로 표기돼 검역을 피했다. 다만 아마존 측은 소비자들이 주문한 적 없는 중국 씨앗 우편물을 받았다며 문제를 접수하고 올해 여름 이같은 사례가 급증하면서 USDA와 함께 거래 제한에 나서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USDA는 최근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통해 이뤄지는 외국 식물·씨앗 등 불법 거래를 단속해왔지만 올해 여름을 기점으로 중국발 씨앗 미스테리가 커지면서 세관·우편 당국과 협력해 거래 규칙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런 문제는 미국 뿐 아니라 영국과 캐나다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한 씨앗 거래의 정체가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미국 당국과 아마존 측은 이것이 신종 '브러싱 사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 중이다. 브러싱 사기는 온라인 플랫폼 거래 · 리뷰 실적을 높이기 위해 짜고 치는 거래다. 아마존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업체가 구매자로 위장한 '브러셔'에게 돈을 주면, 브러셔는 아마존을 통해 해당 업체에서 제품을 주문하고 업체는 브러셔에게 씨앗 같은 싸구려 제품이나 내용물이 없는 우편물을 낯선 사람에게 배송하는 식이다. 일단 형식적으로는 거래가 이뤄진 만큼 브러셔는 해당 업체 구매 리뷰를 작성하고 평점을 줄 수 있다. 다만 이런 과정에서 정작 주문하지 않은 씨앗을 받게 된 미국 소비자들은 집 주소 등 개인정보가 악용된 셈이다.
USDA는 중국발 씨앗 우편 선적을 중단하기 위해 중국 측과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무부는 지난 7월 문제의 우편물들을 넘겨주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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