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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 없는 최원준 “아홉수 걸리거나 언제든지 질 수도 있잖아요” [MK人]
입력 2020-09-06 04:59 
두산 최원준은 5일 현재 9승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하며 승률 1위에 올라있다. 데뷔 첫 10승까지도 1승만 남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이상철 기자
김태형 두산 감독은 5일 잠실 한화전 승리 후 ‘승리투수 최원준을 향해 엄지를 들었다. 자신의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체 선발투수였으나 실질적인 곰 군단의 토종 에이스로 격상됐다. 9승 무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했다. 구창모(9승·NC)와 승률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있다.
크리스 플렉센, 이용찬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이영하가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꾼 두산 선발진. 그 안에서 라울 알칸타라와 더불어 원투펀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선발투수 체질이다. 선발 등판한 10경기에서 8승 평균자책점 2.56을 기록했다. 선발투수 예비후보로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해 체력적으로 어렵지 않다. 특히 지난해까지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추가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최원준은 김원형 투수코치님께 배운 슬라이더를 던지면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체인지업, 커브 외에) 조금 빠른 변화구가 필요했다. 우타자를 상대할 때 슬라이더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패배를 몰라도 힘든 순간도 없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배우며 성장하고 있다.
최원준은 8월 6일 잠실 삼성전에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했으나 투구수가 118개였다. 피안타 9개와 볼넷 1개로 살얼음판을 걸었다. 그러나 맞고 막으면서 맷집이 강해졌다.
그는 삼성전이 많은 도움이 됐다.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맡겨주셨다. 안타를 많이 맞아 위기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계속 막고 버텼다. 그렇게 배웠다. 힘들었으나 느낀 게 많았다. 이젠 주자가 있어도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최원준은 2020년 9월의 첫 등판에서 데뷔 이래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8이닝을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 1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도 작성했다.
투구수는 96개. 두산이 8회말에 추가 득점을 올렸다면, 데뷔 첫 완투 기회가 주어질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전혀 미련이 없었다는 최원준이다.
개인 기록에 욕심이 날 법도 한데 최원준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그는 9승 소감을 묻는 질문에 승수를 생각하지 않는다. 야수 형들이 좋은 수비로 도와줬다. 전력분석팀이 공격적인 투구를 하라고 조언해줬다. (이를 바탕으로) 포수 (박)세혁이 형의 리드를 믿고 따라가기만 했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10승 투수의 타이틀은 의미가 있다. 최원준도 이를 부정하지 않는다. 승률 1위도 노릴 만한 위치다. 그렇지만 과욕은 좋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최원준은 그동안 승수를 의식하지 않았기에 8승, 9승을 할 수 있었다. 10승은 의미가 있겠으나 너무 의식하면 아홉수에 걸릴 수 있다. 승률 1위 경쟁도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있다. 언젠가는 내가 질 수도 있다”며 한 경기마다 최선을 다할 따름이다”라고 다짐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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