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세보다 수억 원 낮은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 증가
입력 2020-09-05 09:32  | 수정 2020-09-12 10:04

정부가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은 가운데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가 심심치 않게 신고되고 있습니다.

법인이 급하게 처분한 물건이 팔린 경우거나 특수관계인 간 거래일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192㎡는 지난달 26일 20억 5천만 원(14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습니다.

7월 17일 25억 4천만 원(10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4억 9천만 원 떨어졌습니다.


이 단지 안에서 영업하는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나 법인 간 거래로 보인다"며 "해당 면적은 어제 25억 5천만 원에 계약서를 쓰기도 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다른 업소의 공인중개사는 같은 평형의 현재 시세가 30억 원 선이라면서 "시세보다 10억 원 가까이 낮은 가격에 성사된 거래를 정상적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943㎡는 지난달 18일 24억 4천만 원(18층)에 매매됐습니다.

7월에 형성됐던 매매가격보다 2억 6천만∼4억 1천만 원 낮은 것으로, 법인이 급매물로 내놓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7월 9억 원(11층)까지 찍었던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휘경SK뷰' 전용 59.39㎡는 지난달 24일에는 6억 1천 300만 원(6층)에 신고됐습니다.

이 단지 근처에서 영업하는 중개업소 소장은 "해당 평형은 매물이 없어서 9억 5천만 원까지 올랐다"며 "특수 관계에 있는 개인 간 거래임이 틀림없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을'(선경) 전용 83.58㎡의 매매가격도 한 달 새 4억 원 가까이 차이가 났습니다. 7월 17일 9층이 12억 5천만 원으로 신고됐는데, 지난달 19일에는 4층이 8억 6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분당구 정자동 '분당파크뷰' 전용 162㎡도 7월 14일 22억 원(24층)에, 그리고 지난달 12일 20억 원(27층)에 거래돼 한 달 새 2억 원의 차이가 있었습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의 규제를 피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수관계인끼리 일부러 낮은 가격에 거래한 경우에는 세금을 내야 합니다.

신방수 세무사(세무법인 정상)는 "특수관계인끼리 시가의 5% 이상 싸게 거래하면 매도자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고, 시세의 30% 이상 싼 가격에 사면 매수자는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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