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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G 연속 무실점’ 고우석 “바람 선선해 가을야구 생각…부담보단 재밌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0-09-04 17:49 
LG트윈스 고우석이 4일 잠실 NC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안준철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가을 앞, LG트윈스의 신바람에는 마무리 고우석(22)의 건재함도 한몫하고 있다. 시즌 초반 무릎 인대 수술을 받으며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점점 위력적인 공을 뿌리고 있다. 오히려 부상 이전보다 더 강력해진 느낌이다.
고우석은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NC다이노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지난해 성적은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내가 가장 좋은 컨디션으로 공을 던지는 게 중요하다. 오늘이 끝나면, 다음 등판에서 최상의 공을 던지고는 걸 목표로 정한다”고 덤덤히 말했다.
지난 시즌 처음으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고우석은 8승 2패 3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2의 성적으로 국가대표로 프리미어12에 출전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시즌 초반 무릎 부상으로 꼬였다. 다만 예상보다 빨리 회복해, 한달 가량 빠른 7월초 복귀에 성공했다. 복귀 후 초반은 좋지 않았다. 물론 7월말부터 지난 시즌 뒷문을 틀어막았던 고우석의 피칭이 나오고 있다.
특히 8월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82(11이닝 1실점)로 호투했고, 전날(3일) NC전에서 1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10세이브째를 거뒀다. 최근 10경기에서 11이닝 동안 단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 전날 등판은 급작스러웠다. 8회말 2사까지 3-5로 뒤지고 있다가 박용택의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6-5로 전세를 뒤집었다. 고우석도 급하게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랐다. 고우석은 어떤 상황이 올지 몰라서 주자가 2명 나갔을 때부터 몸에 열은 내고 있었다. 홈런 나오자마자 글러브 끼고 공을 던졌다. 어제가 가장 촉박하게 준비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처음에 스트라이크가 잘 안들어갔다. 그래서 '오늘이구나' 하는 생각으로 내려넣고 밸런스에 집중했다. 그게 오히려 구속이 잘 나온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속구 평균구속이 150km에 달하고 있는 고우석은 변화구 제구도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고우석은 무플 재활 중에도 던지는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코치님이 말리셨는데 앉아서도 공을 던지고 했다. 그게 지금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삼진 능력도 좋아졌다. 고우석은 삼진을 의식하냐는 질문에 2스트라이크 잡을 때까지는 맞으면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던진다. 인플레이 타구가 나오면 수비를 믿는다. 하지만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인플레이 타구를 주지 않으려고 삼진을 의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마운드 위에서도 표정 변화가 없어 오승환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우석은 어려서부터 ‘투수는 감정을 드러내면 안된다고 들었다. 그렇게 습관을 들여왔다. 습관이 무서운 것 같다”며 글러브를 한 번만 쳐도 (임)찬규 형이 ‘오늘 감정 표현이 많았다. 자제하라고 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LG는 6연승을 달리며 3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 키움 히어로즈, 1위 NC와도 경기 차가 얼마 나지 않는다. 고우석은 이제 바람도 선선해지고 가을야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부담보다는 더 재밌어지는 느낌이다”라며 가을야구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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