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알짜자산된 주차장…이랜드리테일, 운영권 팔아 1200억 조달
입력 2020-09-04 17:30  | 수정 2020-09-05 11:09
쇼핑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로, 비용만 나가던 곳으로 인식되던 '천덕꾸러기' 주차장이 유통기업에 보물이 돼서 돌아왔다.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이 점포 주차장 10년 운영권을 넘겨 12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또 최근 주차장 관리 기업 하이파킹이 휴맥스 컨소시엄에 매각되는 등 주차장이 새로운 황금알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자사가 보유한 NC백화점과 뉴코아아울렛 등 21개 점포 주차장 10년 운영권을 지난달 31일 맥쿼리자산운용에 1200억원에 매각하며 자산유동화에 성공했다. 이 같은 유통기업의 주차장 운영권 매각은 국내 최초 사례다.
이번 자산유동화 거래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은 현금 1200억원을 손에 쥔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이랜드리테일 21개 점포 주차장 운영권을 10년 동안 확보하는 한편, 이랜드리테일로부터 매년 1200억원의 4%대에 해당하는 금액을 주차장 사용료로 받게 된다. 주차장 운영권은 10년 뒤 이랜드리테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랜드그룹은 최근 4년간 사업부문 매각과 더불어 차입금 구조를 장기로 바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짜는 데 주력해왔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 움직임의 추가 카드로 주차장을 꺼내든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운영권 매각 이후에도 사용권한을 기존과 같이 유지해 고객에게 동일한 주차 혜택을 제공할 방침이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주차장 운영 기업을 선정해 기존 이랜드리테일 점포로부터 일정 수수료를 받는 한편, 주차 공간이 비어 활용도가 높은 주중에는 주차 공간 재판매 등을 통해 플러스 알파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노후 주차설비 재투자 등이 이뤄질 경우 이랜드리테일 기존 고객의 편의성 역시 향상되는 부수적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간 비용만 나가던 애물단지로 여겨지던 주차장은 최근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휴맥스는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지난해 8월 주차장 관리 기업 하이파킹을 인수한 바 있다. 공유차·렌터카 기업 등과의 협업을 위한 모빌리티 사업 플랫폼으로 주차장만 한 곳이 없다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부동산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유통기업들이 이랜드리테일 선례를 따라 주차장 운영권과 관련해 자금 조달을 꾀할 가능성이 높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