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언부언 딱 싫어` 이낙연 성향에 김태년 "메시지가 겹치는데…" 머쓱
입력 2020-09-04 15:00  | 수정 2020-09-05 15:0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대표 취임 이후 민주당 최고위회의 분위기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이 대표의 '중언부언 금지' 제안 이후 당 지도부는 최고위회의 공개 발언 순서에서 제각기 짧고 간결한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최고위 모두 발언 전 "당 대표님과 메시지가 겹치는데"라고 짧게 언급하며 당황한 표정을 보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회의에서 이 대표 다음 순서로 약 3분 가량의 모두 발언을 했다. 앞서 김 원내대표는 지난 2일에도 이례적으로 짧은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지난달 31일 당 지도부 선출 직후 열린 첫 최고위회의에서 김 원내대표가 진행했던 약 8분가량의 모두 발언에 비하면 발언 시간이 상당히 짧아진 셈이다.
이렇게 김 원내대표의 메시지가 짧아진 이유는 이 대표의 '메시지 관리' 지침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같은날 당 지도부와의 첫 만찬을 주재하면서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종민·염태영·노웅래·신동근·양향자 최고위원을 향해 "메시지를 간결하게 할 필요도 있고, 현재 발언 시간도 좀 길다"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고위원들은 지난 2일 2차 최고위를 마친 뒤 한자리에 모여 향후 발언 시간과 메시지 등을 논의했다. 한 최고위원은 "당대표와 원내대표 발언보다 길게 하지 말자"고 제안했고 또 다른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 메시지가 겹치면 안 되니 미리 분야를 나누자"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김종민 최고위원은 검찰 등 사법 부문을, 수원시장인 염태영 최고위원은 지방분권을 맡기로 했다. MBC 기자 출신 중진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미디어 및 외교·안보 부문을, 치과의사 출신 신동근 최고위원은 사회·의료를,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최고위원은 산업·경제 부문을 담당하기로 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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