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기고] 일본이 환영하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친일파인가?
입력 2020-09-04 11:21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9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대표가 예상대로 압도적인 표 차로 당선됐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3無(관심無·논쟁無·비전無) 전당대회'라 불리며 국내에서는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웃 나라 일본 반응은 뜨거웠다.
일본 언론들은 이 대표 당선에 "지일파 당대표 당선"이라며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기자시절 수년 간 도쿄 특파원을 지내 일본어를 잘하고 일본을 잘 알며 일본에 친숙한 이 대표가 한국 여당을 이끌게 됨으로써 한일 관계 개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이전 국무총리에 취임했을 때도, 이번 4·15총선에서 당선됐을 때도 일본 정치권과 언론은 마찬가지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렇다면 일본 정치권과 언론이 좋아하고 일본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일왕 즉위식에도 참석하고, 일왕을'천황님'으로 칭하기도 한 이 대표는 친일파인가?
그에 대한 필자의 답은 '아니다'다. 필자는 현 세대를 살아가는 우리 국민 중 친일파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일본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고, 국민들은 일본 여행을 가고, 일본 문화를 즐기기는 해도, 또 한일 간 외교적문제를 감정에 지우치지 말고 미래지향적으로 냉철하고 합리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있어도, 역사왜곡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독도 영유권 주장 등 일본의 대(對)한국 정책에 동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때 아닌 친일파 논쟁이 계속 되고 있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면 될수록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한일 갈등 촉발 당시 일본을 쳐부숴야 한다는 듯 '이순신의 12척'을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을 필두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죽창가' 등 정부 핵심인사가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심지어 여당은 '한일 갈등이 민주당 자신들의 총선에 유리하다'는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한일 갈등을 적극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이제 여당 관련 인사들은 이승만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 백선엽 전 장군 등 대한민국 건국과 발전에 혁혁한 공이 있는 인사들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그들의 업적은 모두 무시한 채 친일파로 매도하고 심지어 파묘까지 주장하고 있다.
만일 이번에 야당인 국민의힘 대표로 이 대표와 같이 일본을 잘 알고 일본 언론이 호의를 보이는 인사가 당선됐다면 그에 대한 정부·여당과 열성 지지층 반응이 어땠을지는 지켜보나마나다. '역시 친일파 정당', '토착왜구 정당' 등 입에 담지 못할 수사들이 온·오프라인을 연일 뒤덮고 있을 게 뻔하다.
최근 왜곡된 역사관과 대(對)한국 강경책으로 우리나라와 심한 마찰을 빚어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사임했다. 뉴욕타임즈가 소개한 호주국립대 로런 리처드슨 교수 말대로 "한일 분쟁이 오래 갈수록 동북아 지역 동맹약화로 이득을 보는 유일한 승자는 중국과 북한뿐"이다.
결코 쉽지않은 현실상황이지만 국익을 위한 한일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 여야를 떠나 이 대표와 같이 일본을 잘 알고 일본 내 인적 인프라스트럭처가 구축돼 있는 정·관·학계 지일파들이 모두 나서 힘과 지혜를 모아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일본과 과거사를 쉽게 잊자는 것이 결코 아니다. 과거 일본 만행으로 우리 민족이 입은 고통과 피해는 절대 잊어선 안 된다. 그러나 과거에만 사로잡혀 주변국 중 지리적으로나 이념적으로 가장 가까운 나라와 관계가 단절되고, 북한 위협에 맞서는 한·미·일 공조체계가 무너진다면 손해를 보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와 국민일 수밖에 없다.
불과 한 세대 전 미국, 한국 등과 전쟁으로 자신의 부모·형제를 잃은 아픔을 겪었으나 현재는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해 이들 두 나라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고 적극 협조해 나가고 있는 베트남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도 있다.
이제는 존재하지도 않는 친일에 대한 논란을 종식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내 코로나19, 경제위기 등에 직면한 국가 대위기를 모두가 함께 극복해 나가야 한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재선·경북 경주)]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