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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외큰손 손잡은 교공…8천억 美아파트 산다
입력 2020-09-01 17:40  | 수정 2020-09-01 20:04
교직원공제회와 해외 큰손들이 7억달러를 투자키로 한 미국 워싱턴DC 인근 고급 임대아파트 전경.
교직원공제회가 해외 큰손들과 손잡고 미국 아마존 제2 본사가 들어설 워싱턴 DC 인근 고급 주거시설을 인수해 자산가치를 높이는 7억달러(약 8400억원) 규모 글로벌 투자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였던 국내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대체 투자 활동이 본격 재개되는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교공은 미국 주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과 함께 미국 북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지역 고급 임대형 아파트(멀티패밀리)를 인수키로 했다.
먼저 약 5억달러를 투자해 연면적 17만7887㎡ 규모 아파트 건물 5개동(2346가구)을 인수한 뒤 1억달러 이상을 추가 투입해 노후 시설을 정비하고 건물 내부를 리노베이션하는 등 총 7억달러를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저평가 자산을 매입해 가치를 끌어올리는 일종의 밸류·애드 전략으로 임대수익과 함께 건물 가치 상승을 통한 매각차익도 노린다는 계획이다. 예상 투자 기간은 6년이며 기대 수익률은 연환산수익률(IRR) 기준 13%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공이 이번에 투자 대상으로 삼은 멀티패밀리는 고급 임대형 아파트로 미국인의 주요 거주 형태 중 하나다. 장기 임대 위주인 오피스와 달리 1~2년 단위로 임대 계약이 이뤄져 물가 상승률을 임대료에 반영할 수 있다. 장기적인 현금흐름을 노리고 투자 기간을 길게 가져가는 연기금이나 보험 등 기관투자가들로서는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자 대상이 위치한 알렉산드리아 지역은 주요 행정기관이 인접해 고용시장이 안정적"이라며 "차로 10분 거리에 2023년까지 아마존 두 번째 본사 설립이 예정돼 있어 높은 주거 수요와 주택가격 상승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7억달러에 달하는 전체 소요 예상 자금 중 약 2억5000만달러는 교공과 미국 내 주요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후순위 지분 형태로 투자하고 나머지 약 4억5000만달러(약 5400억원)는 현지에서 대출 형태로 조달하는 방식이다.
교공은 국내 베스타스자산운용이 만드는 부동산펀드에 5000만달러(약 600억원)를 투자하는 방식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국내 큰손 중 유일하게 참여한다. 여기에 운용자산 규모가 약 300억달러(약 35조5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현지 운용사 CIM이 미국 내 주요 대형 연기금·금융기관들과 함께 투자에 참여한다는 점도 이번 프로젝트의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투자 결정은 교공을 비롯한 국내 큰손들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미국 내 실물 부동산 투자활동을 재개하는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한동안 중단됐던 해외 실물 대체 투자를 재개하는 모습이다.
특히 국내 기관들은 배후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의 주거시설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한편 교공과 함께 투자에 나선 베스타스자산운용은 국내 부동산 투자업계 강자로 꼽힌다. 최근에는 유럽 물류 부동산 투자를 위한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준비 중이다.
[강두순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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