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재개발 세입자 내쫓으려 수차례 방화
입력 2009-04-28 17:56  | 수정 2009-04-28 20:07
【 앵커멘트 】
재개발에 반대하는 세입자들을 내쫓기 위해 수차례 고의로 불을 지른 철거업체 대표와 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방화로 주변 상권을 위축시켜 보상금을 적게 지급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기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06년 7월 3일 새벽, 서울 내곡동 가구단지에서 의문의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넉 달 후, 동시에 가구점 등 4곳에서 또다시 불이 나 18억 원의 재산피해가 났습니다.

이렇게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모두 14차례, 28곳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이 가운데 최소 3차례, 9곳의 화재가 철거업체의 방화로 드러났습니다.


시행사와 55억 원의 계약을 맺고 재개발 지구 철거를 맡은 업체의 대표 방 모 씨는 폭력조직 출신 40살 임 모 씨 등 3명에게 방화를 지시했습니다.

▶ 인터뷰 : 임 모 씨 / 피의자
-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불을 질러야)그래야 철거가 빨리 된다고, 사업진행이 빨리 된다고 해서…"

경찰은 이들이 철거에 반대하는 세입자들을 내쫓고, 주변 상권을 위축시켜 보상금을 적게 지급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성옥 / 내곡동 철거대책위원장
- "가게가 불이 나서 시커멓게 폐허가 돼 있으면, 바로 옆에 있는 가게에 손님이 물건 사러 안 들어오죠. "

세입자와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이주대책과 보상비 문제로 시행사와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입니다.

▶ 스탠딩 : 이기종 / 기자
- "화재가 난 곳은 이렇게 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경찰은 재개발 지구 내에서 발생한 또 다른 11차례의 화재도 이들이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철거업체 대표 방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57살 이 모 씨를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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