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양도세 비과세 요건 갖췄으니 집 팔까요"
입력 2020-08-31 08:43  | 수정 2020-08-31 11:33
수도권 일대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 = 이미연 기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갖춘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와 종부세 강화 여파로 주택수가 많을수록 세부담이 커지자, 이들이 절세 전략으로 기존 주택을 처분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올해 입주 2~3년차된 아파트 입주물량은 1990년 이후 역대로 많았던 시기라 거래비중도 높아졌는데, 양도세 비과세 적용을 받는 물량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31일 KB부동산 리브온(Liiv ON)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입주 2년차 아파트 매매 거래를 살펴본 결과, 1가구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입주 2년차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전년동기 대비 2.3배(1만181건) 늘었고 거래비중은 0.7%포인트 커졌다. 세금 규제 강화로 시세차익 실현을 위해 매물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입주 2년차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7732건으로 전체 거래량 45만7136건 대비 3.9%로 집계됐다. 2019년 기준 입주 2년차(2017년 입주)의 경우 7551건으로 전체 23만8924건 대비 3.2%를 차지했다.
입주 2년차 아파트 매매 거래비중 증가폭 상위 1~4위는 지방에서 나왔다. 충북은 4.5%포인트 늘어난 8.4%였다. 이어 ▲강원(5.9%, ↑4.2%포인트) ▲경북(7.1%, ↑2.6%포인트) ▲부산(4.3%, ↑1.4%포인트) ▲경기도(3.9%, 1.1%포인트) 순이었다.
반면 거래건수 증가율은 경기도가 1652건에서 260% 늘어난 5943건 거래되며 가장 많았다. 시군구별 기준으로도 상위 1~5위까지 경기도에서 차지했다. 2기 신도시 등 대단지 새 아파트 입주가 많으면서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김포(797건), 화성(733건), 평택(723건), 용인 처인구(525건), 오산(471건)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단지별로는 전국 거래량 많은 상위 1~10위까지 경기·인천·지방에서 이름을 올렸다. 1위는 경기도 오산시 지곶동 e편한세상오산세교(총 2050가구, 2018년 3월 입주)가 349건 거래됐다. 2위는 충남 천안시 신부동 도솔노블시티동문굿모닝힐(총 2144가구)은 231건 거래됐다. 3위는 경북 포항시 창포동 창포 메트로시티2단지(총 1640가구)가 208건 거래됐다.
이미윤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 전문위원은 "입주 2년차 아파트 매매 거래비중이 커진 이유는 입주물량 증가와 새 아파트 가격 상승, 세금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지난해와 올해 입주 2년차가 된 2017~2018년 아파트 입주물량은 전국 86만가구다.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2013년부터 늘어나면서 2017년 40만가구, 2018년은 46만가구로 정점을 찍는다. 이는 1990년 이후 역대 최대 수치"라고 분석했다.

이들 거래는 세금 부담을 줄이는 전략도 포함됐을 것으로도 보인다. 내년 6월 2일부터 2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1주택자의 종부세율은 0.5~2.7%에서 0.6~3%로 인상된다. 새로운 주택을 갈아타기 위해서라도 기존주택을 정리하는 것이 수월하다는 분석이다.
8월 12일부터 시행된 취득세율은 규제지역에서 2주택부터, 비규제지역은 3주택부터 중과된다. 법 시행 이후 취득한 아파트 분양권도 주택수에 포함된다. 양도소득세 주택수 포함 대상은 내년 1월부터다. 일시적 2주택자는 취득세 중과세율을 적용하지 않자만 기존 주택을 3년 이내(규제지역 1년) 매도하지 않으면 감면받은 세금은 추징한다.
1세대 1주택자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은 조정대상지역에서 2017년 8월 3일 이후 취득한 주택은 2년 거주와 보유 조건을 동시에 충족해야한다. 이전에 취득한 주택과 비규제지역은 2년 보유 조건이다.
일시적 2주택자는 조정대상지역과 비규제지역에 따라 다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2018년 9월 13일 이전에 주택을 샀다면 기존주택은 3년 이내, 2018년 9월 14일부터 2019년 12월 16일까지 취득한 주택은 2년, 그 이후는 1년 이내 팔아야 한다. 비규제지역은 3년이다.
이미윤 전문위원은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은 규제지역과 취득시점에 따라 보유와 거주 요건이 다르고, 개정된 세법 시행 시점도 다르므로 매도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며 "올해 연말과 내년 6월 전까지 절세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져 무주택자라면 이들 매물을 찾아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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