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펀드사고 없었던 SC제일銀…비이자 수익도 25% 늘었네
입력 2020-08-30 18:10  | 수정 2020-08-30 19:51
수조 원대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로 국내 은행의 자산관리(WM) 영업이 위축된 가운데 외국계 은행 문을 두드리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C제일은행 펀드 판매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화자산 잔액도 지난 6월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이러한 WM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비이자수익 부문 성과도 개선됐다. SC제일은행 상반기 비이자수익은 21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 늘었다. 2분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어난 793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은행들은 사모펀드 부실화 사태 이후 분쟁조정 신청과 WM 영업 위축, 평판 악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투자 손실 발생으로 금융당국에 분쟁조정을 신청한 사모펀드 규모는 3조6625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1조1468억원가량이 시중은행 창구를 통해 판매됐다. 반면 SC제일은행 사모펀드 잔액은 10억원대에 그친다.
SC제일은행은 '3P(People·Process·Performance)' 관점에서 펀드 상품을 분석해 리스크를 낮추고 있다.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매니저뿐 아니라 이들을 지원하는 애널리스트들에 대한 정성평가도 실시한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고 관리하는지 정기적으로 체크하고, 벤치마크 대비 그리고 동종 유형 펀드 대비 성과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지도 살펴본다.

특히 SC제일은행은 펀드 운용사에 대한 검증을 깐깐히 한다. 경영진과 조직, 재무 현황, 운용 인력, 투자 결정 과정의 투명성, 리스크(위험) 관리 투명성, 금융사고 가능성 등을 집중 분석한다. 운용사 검증은 한번 통과했다고 끝나지 않는다. 2년 주기로 거래 동향과 평판 리스크 등을 검토해 기준에 미달하는 운용사는 제외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2년 전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투자붐이 일었던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 여부를 놓고 자체 검증을 벌였지만 운용사 검증 과정에서 6개 항목 모두 불합격 점수가 나왔다"며 "고객들이 상품을 찾아도 양해를 구하고 판매하지 않았는데 결국 우리가 옳았던 것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SC제일은행이 내건 하반기 투자 테마는 '항해(航海), 격랑 속 기회 찾기'다. 각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에 힘입어 글로벌 경제는 'U자형'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된다. 하지만 미국 일부 지역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지속된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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