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리가 절실히 필요로 했던 영웅"…`블랙팬서` 보즈먼 사망에 전세계 추모물결
입력 2020-08-30 15:25  | 수정 2020-09-06 15:37

"많은 흑인들에게, 채드윅 보즈먼은 정말로 '티찰라(가상국가 와칸다의 국왕)'나 다름없었다(CNN)"
마블 영화에서 영웅 '블랙팬서' 역을 맡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배우 채드윅 보즈만이 4년간의 대장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향년 43세.
AP통신은 보즈먼이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있는 자택에서 그의 아내와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보즈먼은 4년 전 대장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전까지 대중에게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가족 측은 "마셜, 다(Da) 5 블러드 등 수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들이 셀 수도 없이 많은 수술과 항암치료 가운데 촬영됐다"며 "채드윅은 이 모든 것을 견뎌낸 진정한 투사"라고 추모했다. 이어 "블랙팬서에서 티찰라 국왕을 연기한 것은 그의 경력에서 영광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각계에서는 보즈먼을 추모하는 물결이 쏟아지고 있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은 SNS를 통해 "그는 우리의 티찰라, 우리의 블랙팬서이자 소중한 친구였다"며 "세트장을 밟을 때마다 카리스마와 기쁨을 발산했고, 스크린에 등장할 때마다 정말 잊을 수 없는 것들을 만들어냈다"고 회고했다.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 함께 출연했던 '캡틴 아메리카'역의 크리스 에반스는 "너무나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가슴이 미어지는 것 이상"이라고 슬픔을 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채드윅이 백악관에 왔을 때 바로 그가 축복받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며 "젊고, 재능있고, 흑인이었던 그는 아이들에게 존경할 만한 영웅을 만들어줬다"며 고인을 추억했다.
언론에서도 생전 흑인 배우로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낸 보즈먼을 집중보도했다. CNN은 "보즈먼이 블랙 팬서로 태어난 것처럼 왕족을 소화했다"며 "티찰라로서 그는 스크린 안팎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자부심을 구현해냈다"고 극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아프리카에서 보즈먼의 '블랙팬서'는 고정관념과 싸우는 전사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아프리카는) 54개국 12억명으로 이뤄진 대륙임에도 서구사회에서는 단일국가처럼 취급돼왔다"며 보즈먼이 맡은 미래지향적 국가 와칸다의 국왕 '티찰라'는 그로부터 벗어나 다양한 미학과 배경들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CNN은 보즈먼이 2018년 대장암 투병 중이었음에도 소아병원을 방문해 어린이 암환자들에게 용기를 불어넣었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2003년 드라마 '서드 워치'로 데뷔한 보즈먼은 영화 '42' '제임스 브라운' '메시지 프롬 더 킹' 등에 출연했다. 2016년 마블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와 2018년 '블랙팬서' 등에서 티찰라 역을 맡으며 폭풍 인기를 누렸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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