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브룩스 전 연합사령관 "송영길 `유엔사 無족보` 발언은 끔찍"
입력 2020-08-30 13:36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사진 = 매경DB]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최근 "유엔군 사령부는 족보가 없다"는 발언에 대해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이 "끔찍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국가정보원의 '김여정 위임통치' 분석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브룩스 전 사령관은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송영길 의원의 발언에 대해 "매우 잘못된 평가"라며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지난 2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한 유엔사라는 것은 족보가 없다"며 "이것이 우리 남북관계에 관해서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하지만 브룩스 전 사령관은 "그가 어떤 의미에서 유엔군사령부를 통제 하에 둬야한다고 말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나는 그간 남북대화가 정전협정에 따라 군사분계선 통과 등을 가능하도록 한 유엔군사령부의 역할 없이는 대부분 실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엔군사령부의 족보는 그가 말하는 것보다 훨씬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한국의 정통성도 유엔의 인정에 따라 확립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엔이 창설한 조직을 부정한다는 것 자체가 끔찍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가정보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여정이 국정전반에 있어서 위임통치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김여정의 당 내 권한이 강화되고 있는 건 확실하다"고 말하면서도 "하지만 이런 변화가 김정은 위원장의 자체 통제력에 대한 변화를 의미한다고 평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3년 간 북한의 주요 지도부에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최근 김여정을 포함한 인사들의 위상 강화는 김 위원장의 권력 이양이 아닌 그가 신임하는 세력들이 당 내부에서 떠오르고 있는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지난 28일 종료된 한미군사연합훈련에 대해 북한이 과거와 달리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은 것은 북한 내부 사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올해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압박과 한 달 가까이 홍수 피해, 그리고 최근 태풍도 걱정해야 하는 시기에 한미연합훈련이 실시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미 군당국이 조정된 형태로 훈련을 실시해 언론 노출을 최소화한 것도 이유로 작용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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