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원 말하기 거부하다…美 흑인, 경찰에 강압적으로 체포돼
입력 2020-08-30 10:02  | 수정 2020-08-30 10:25
샌안토니오 경찰관들이 머사이어스 오메투(33, 오른쪽)를 강압적으로 순찰차 안에 태우려 하고 있다. / 사진=제니 로드리게스 페이스북

백인 경찰관에 의한 흑인의 사망·피격 사건이 잇따르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미국에서 이번에는 흑인 남성이 경찰에 신원을 밝히길 거부했다가 강압적으로 체포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CNN 방송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33살 머사이어스 오메투란 남성이 경찰관들에 의해 강제로 경찰차에 밀쳐넣어지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미디어에서 돌고 있다고 29일 보도했습니다.

오메투는 당시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조깅을 하고 있었으나 가정폭력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이 그를 멈춰 세웠습니다.

경찰관들은 오메투가 피해자의 목을 조른 가정폭력 사건 용의자의 인상착의와 일치한다고 믿을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며 그에게 이름과 생년월일 등을 물었습니다.


오메투는 몇차례나 계속된 요구를 거절했고 그러면서 태도가 점점 공격적으로 변했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결국 경찰은 오메투를 체포하기로 하고 몸싸움 끝에 그를 경찰차 안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메투는 경찰관 2명을 발로 찼고, 그중 1명은 얼굴을 가격했다는 게 경찰 설명입니다.

가정폭력 사건의 희생자들은 오메투가 용의자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오메투는 그 대신 경찰관 폭행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러나 체포 과정을 지켜보고 이를 촬영한 목격자들은 오메투가 경찰관들에게 공격적이거나 대립하려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들이 촬영한 동영상 속에서 오메투는 약 6분간 수갑을 찬 채 경찰차 옆에 조용히 서 있다가 강제로 경찰차에 태워졌습니다.

경찰관들이 오메투를 차 뒷좌석에 태우려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오메투가 "당신이 내 목을 조르고 있다"고 몇 차례 외치는 소리도 녹화됐습니다.

목격자들은 경찰관들이 오메투를 상대로 테이저건도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촬영한 동영상에는 그런 장면이 나오지 않습니다.

오메투는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상태입니다.

샌안토니오 경찰은 모든 절차가 규정대로 진행됐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오메투가 심문당한 것은 그가 가정폭력 신고가 들어온 장소 인근에 있었고 그의 체격과 옷차림이 희생자의 설명과 일치했기 때문이었다며 모든 규정이 준수됐는지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