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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99번`아닌 `42번`...첫 재키 로빈슨 데이 등판 [류현진 등판]
입력 2020-08-29 06:53  | 수정 2020-08-29 07:02
류현진은 등번호 42번을 달고 나온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이날 류현진은 등번호 99번이 아닌 42번을 달고 나온다.
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세일렌필드에서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시리즈 첫 경기를 갖는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이다.
현지 시간으로 8월 28일은 2020시즌 메이저리그의 재키 로빈슨 데이이기도 하다. 전 선수들이 등번호 42번을 달고 뛴다. 류현진이 재키 로빈슨 데이에 선발 등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래 재키 로빈슨 데이는 그의 메이저리그 데뷔일인 4월 15일이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일정이 변경됐다.
8월 28일은 또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날이다. 1963년 이날, 워싱턴DC에 있는 링컨박물관 인근 광장에 약 25만 명의 시위대가 모여 직업과 자유를 요구하며 행진했다. 이른바 '워싱턴에서의 행진(March at Washington'이라 불리는 사건이다. 이 자리에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명연설을 하기도 했다.
'ESPN'에 따르면, 1945년 이날에는 브랜치 리키 브루클린 다저스 단장이 재키 로빈슨을 만나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논의를 했었다. 이후 리키는 로빈슨을 메이저리그 최초의 흑인 선수로 만들었다.
2020년 재키 로빈슨 데이는 공교롭게도 인종차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절정에 오른 순간에 진행된다. 세기가 바뀐 지금도 미국에서는 비무장한 흑인이 공권력의 과잉 진압에 목숨을 잃거나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네소타에서 조지 플로이드가, 위스콘신에서 제이콥 블레이크가 '아직 달라질 것이 많다'는 메시지를 던져줬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지난 이틀간 총 열 경기가 보이콧되며 이에 대한 항의의 뜻을 보였다. 그리고 그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이날 재키 로빈슨 데이로 이어지고 있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로빈슨이 오늘날 메이저리그에 남긴 유산에 대해 말했다. 류현진의 새로운 동료 타이후안 워커는 "로빈슨은 내가 지금 가는 길을 개척하신 분이다. 내가 5일에 한 번씩 공을 던질 수 있고, 또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준 인물"이라며 로빈슨의 업적에 대해 말했다.
텍사스 레인저스 포수 호세 트레비노는 "나는 라틴계 가족과 함께 라틴계 문화를 배경으로 성장했지만, 로빈슨이 없었다면 지금 이 야구를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를 위해 뛰고, 그에게 고마워 해야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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