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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밀린 등판, 어떤 영향 있을까 [류현진 미리보기]
입력 2020-08-28 23:59  | 수정 2020-08-29 01:47
류현진의 등판이 하루 밀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토론토 블루제이스 선발 류현진의 선발 등판이 하루 밀렸다. 일정이 밀리면서 상대팀이 변경됐다. 14승 16패로 아메리칸리그 동부 지구 4위에 올라 있는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그들이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추후 발표) vs 토론토 블루제이스(류현진), 세일렌필드, 버팔로
8월 29일 오전 7시 37분(현지시간 8월 28일 오후 6시 37분)
현지 중계: MASN(볼티모어), 스포츠넷1(토론토)
한국 중계: MBC, MBC스포츠플러스

연기된 일정
류현진은 원래 하루 앞선 28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 등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변수가 생겼다. 버팔로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비가 내린 것은 둘째치고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위스콘신주에 있는 밀워키 인근 지역인 케노샤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제이콥 블레이크라는 이름의 흑인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총격을 당했다. 비무장 상태였던 그는 자녀들이 보는 앞에서 일곱발의 총격을 받고 쓰러졌다. 목숨은 건졌지만, 다시는 걷지 못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공권력의 계속되는 유색 인종에 대한 과도한 진압, 그리고 그뒤에 박혀 있는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 한 번 제기됐다.
이에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들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시작은 NBA였다. 지난 27일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있던 밀워키 벅스 선수단이 경기를 보이콧했고, 이어 NBA 플레이오프 전체가 중단됐다.
메이저리그도 연대에 동참했다. 27일 세 경기가 중단된데 이어 28일 일곱 경기가 중단됐다. 토론토와 보스턴의 경기도 이중 하나였다. 찰리 몬토요 감독의 설명에 따르면, 블루제이스 선수단은 경기 진행을 원했지만 레드삭스 선수단이 보이콧을 결정해 경기가 취소됐다.

아직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류현진은 29일 볼티모어와 시리즈 첫 경기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29일 경기가 열릴 수 있을지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양 팀 선수단이 논의한 이후 결정할 문제다. 볼티모어 선수단도 전날 열릴 예정이었던 탬파베이 레이스와 경기를 보이콧했다.
류현진은 예정됐던 등판이 연기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이전 소속팀 LA다저스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로스앤젤레스를 연고지로 했기 때문에 경기가 우천 취소될 일이 많지 않았다.
신인 시절이 2013년 두 차례 경험했다. 4월 20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경기 등판 예정이었지만 비로 등판이 하루 미렸다. 하루 뒤 더블헤더 1차전에서 6이닝 8피안타 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고, 6월 19일 뉴욕 양키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예정이었지만 역시 비로 하루 밀리면서 20일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 6이닝 5피안타 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본궤도에 올랐다"는 자신감
류현진은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 원정경기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두 경기 연속 볼넷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으며 좋은 제구력을 보여줬지만, 투구 수 관리에 실패했다. 상대 타자들과 승부가 길어졌고 여기에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이번 시즌 최다인 94개의 공을 던지며 간신히 5이닝을 채웠다.
내심 류현진에게 많은 이닝 소화를 기대했던 찰리 몬토요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투구 수가 100개에 육박해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약간의 실망감도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팀이 불펜 소모가 많은 상황이었기에 더 많은 이닝 소화를 기대했을 것이다.
류현진은 "상대 타자들이 끈질기게 했다. 자신한테 불리한 공은 파울로 쳐내며 많이 던지게 했다. 그것 빼고는 괜찮았다"며 투구 내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폼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제구나 이런 것도 초반보다는 안정적이다. 어느 정도 본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등판의 키는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지난 경기에서 체인지업을 가장 많이 던졌다(29개). 포심 패스트볼이 22개, 투심 패스트볼이 21개, 커브가 16개, 커터가 6개였다. 체인지업만 30%가 넘게 던지며 지난 6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경기(38.1%) 이후 체인지업 비율이 가장 높았다. 우타자뿐만 아니라 좌타자, 심지어 좌타자 상대 바깥쪽 승부에서도 체인지업을 활용했다. 그는 "어느 곳에도 던질 수 있는 자신 있는 구종이다. 요즘들어 잘 통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는 조금 더 부담이 덜한 상황에서 경기에 나설 것이다. 이틀전 보스턴과 경기에서 야마구치 순이 4이닝을 소화해주며 불펜 소모를 줄여줬고, 전날은 휴식을 가졌다. 불펜 운영이 조금 더 여유가 생겼다. 여기에 팀은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검증된 선발 타이후안 워커를 영입했다. 한결 숨통이 텄다.



두 번째 대결
볼티모어는 지난 15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를 시작으로 12경기에서 3승 9패를 기록하며 상승세가 꺾였다. 토론토와 홈 3연전에서 스윕패를 당한 것이 컸다.
그 세 경기 중 한 경기는 류현진에게 당했다. 류현진은 지난 18일 원정경기에서 6이닝 4피안타 3타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7-2로 이기며 승리투수가 됐다.
당시 많은 땅볼 타구를 유도했던 그는 "가장 약한 타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첫번째였다. 한 타자에게 계속 똑같은 구종을 던지는 것보다 바꾸며 상대하는 것이 잘되고 있는 거 같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7회까지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7회초 공격이 길어지면서 6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 딱 한 차례 실점했다. 선두타자 앤소니 산탄데르에게 2루타를 내준 것이 아쉬웠다. 이어 1사 2루에서 페드로 세베리노에게 안타를 허용해 실점했다. 두 피안타 모두 3볼 상황에서 나왔다. 류현진은 "3볼 상황에서는 더 어렵게 가야했다고 생각한다. 3볼 상황에서 가운데로 직구를 던지는 것은 결과론적이지만, 아쉬운 한 구였던 거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었다.
볼티모어는 최근 하락세지만, 여전히 공격은 위력적이다. 사진=ⓒAFPBBNews = News1
하락세지만, 공격력은 여전하다. 현재 팀 타율 0.258(아메리칸리그 2위) 출루율 0.322(6위) 장타율 0.442(4위)를 기록중이다. 좌완 상대로는 타율 0.274(5위) 출루율 0.335(6위) 장타율 0.533(2위) 기록하고 있다.
팻 발라이카는 이번 시즌 좌완 상대로 19타수 6안타 4홈런 4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류현진에게도 홈런을 뺏은 경험이 있다. 류현진에게 타점을 뺏었던 페드로 세베리노도 좌완 상대 17타수 5안타 2홈런 5타점으로 강하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호세 이글레시아스도 10타수 5안타로 강하다. 핸서 알베르토(22타수 8안타) 리오 루이즈(19타수 6안타), 지난 대결에서 안타 2개를 뺏은 앤소니 산탄데르(22타수 5안타 2홈런)도 경계할 대상이다.


※ 류현진 vs 볼티모어 타자 상대 전적(정규시즌 기준)
핸서 알베르토 3타수 무피안타 2탈삼진
크리스 데이비스 3타수 2피안타 1탈삼진
브라이언 할라데이 2타수 무피안타
세드릭 멀린스 2타수 1피안타
레나토 누네즈 2타수 무피안타
리오 루이즈 2타수 무피안타
앤소니 산탄데르 3타수 2피안타
페드로 세베리노 2타수 1피안타 1타점
팻 발라이카 8타수 3피안타 1피홈런 3타점 1볼넷
앤드류 벨라스케스 2타수 무피안타 1탈삼진
호세 이글레시아스 5타수 1피안타 1탈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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