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하이닉스 반등론 솔솔…8천억 쏜 개미 빛볼까
입력 2020-08-28 17:27  | 수정 2020-08-28 20:57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하락하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투자자가 이달에만 8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종목인 만큼 향후 주가 추이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주가는 8월 20~27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이 기간에만 10% 뛰었다. 28일 종가는 7만7800원으로 1.6% 하락했지만 최근 8월 들어 나타난 급락세가 바뀐 것인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주가 반등에 대해 업계는 일부 PC용 D램 현물가격 상승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4 8Gb 2400Mbps 현물 평균가는 27일 기준 2.6달러로 3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4월 초 이후 5개월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중국 반도체 공급사 CXMT의 후공정 (테스트)품질 저하, 현물가격과 계약가격의 비정상적 역프리미엄, 화웨이의 긴급 재고 축적 등을 반등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4분기 가전 혹은 통신장비 탑재 D램 계약가격 변동 전망치를 전 분기 대비 -15~-10%에서 -5~0%로 조정했다. 전망대로라면 하락세가 여전하지만 하락폭이 상당히 줄어드는 셈이다.
최근 SK하이닉스 주가는 내리막을 걸어왔다. 작년 말 대비 17.3%, 올해 7월 말보다 6% 넘게 빠졌다. 주된 이유는 반도체 업황이다. 우선 고객사들 서버용 D램 재고가 늘어 주문량이 감소해 가격도 떨어졌다. 모바일 메모리 수요도 좋지 않았다.
화웨이 효과도 있었다. 주요 고객인 화웨이가 미국 제재로 최고급 스마트폰 생산이 어려워지면서 모바일 메모리 주문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화웨이가 D램 사재기에 나서면서 D램 가격이 올라 주가가 상승했으니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화웨이가 병 주고 약 주는 셈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이사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나 모두 반도체 업황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며 "다만 하이닉스는 화웨이 효과 등으로 삼성전자보다 부정적 방향으로 변동성이 컸다"고 말했다.
관심사는 전망이다. 개인투자자들은 8월 1~28일 SK하이닉스를 887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조329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단기 변수는 D램 가격 상승세 지속 여부다. 증권가 의견은 갈리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화웨이는 미국 제재 조치 강화 시점인 9월 14일까지 5G 통신장비용 D램 재고를 확보해야 한다"며 "D램 현물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 같은 현상이 9월 말까지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과거 서로 연관성 낮은 제품 중에서도 서로 간에 가격 상승 유발현상이 나타났다"며 "주가의 긍정적 흐름을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현물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시장 전반의 분위기상 수요가 살아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D램 현물가와 주가가 계속 오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연간 실적 전망치는 하락 추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닉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6월 말 6조2683억원이었으나 지난달 말은 5조8761억원, 8월 28일 기준으론 5조6547억원으로 하향되고 있다. 다만 이에 대해 김 애널리스트는 "악재가 모두 반영됐을 때 반등이 이뤄진다"며 "역설적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빠르게 하향될수록 오히려 주가 상승을 촉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실적 전망치가 좋은 것도 호재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조189억원으로 올해의 약 2배다.
송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공급이 줄어 내년 실적이 좋을 것은 확실한데 단기 주가가 문제"라며 "일단 팔았다가 주가가 더 하락한 후 들어가야 할지 반등을 기다릴지 고민이 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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