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통합당 `전세금 인상 논란` 김홍걸에…"아버지 이름 더럽히지 마라"
입력 2020-08-28 16:09  | 수정 2020-09-04 16:37

미래통합당은 2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아버지의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집중 공세를 폈다. 김 의원이 아들에게 증여한 강남 아파트의 전세금을 인상해놓고 며칠 뒤 '전세금 인상 제한법'을 발의한 데 따른 비판이다. 3주택자였던 김 의원이 호가 20억원 상당의 강남 아파트를 매각이 아닌 차남에게 증여하는 방식으로 처분한 것도 뒷말이 나오지만, 증여 이후 세입자를 바꾸는 과정에서 비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스스로의 잇속은 다챙기고 국민들에게만 부담을 전가하는 이 정권의 속성을 보여줬다"며 "국민들은 전세 품귀, 월세 폭등에 시달리는데 정부의 책임 있는 인사라면 최소한의 양심은 있어야 한다"고 평가했다. 황규환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이 증여로 취득세를 절감한 사실을 거론하며 "부동산 전문가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애당초 지킬 수도 없고 지킬 마음도 없었던 약속을 '쇼'처럼 해놓고선 정작 자신들은 규제를 교묘히 피해간다"고 지적했다.
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주택 매각을 약속해놓고도 20대 아들에게 서둘러 증여하는 편법으로 강남 아파트 지키기에 나섰다"며 "수십억 재산이 있는데도 아파트 한채를 파는 게 그리 아깝냐"고 꼬집었다. 이어 "전세 상한법에 찬성하고도 본인 아파트 전세는 4억원이나 올려 받았다"며 "앞뒤가 다른 이중성이 조국 뺨친다. 돈 앞에서 최소한의 도덕심도 없냐"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버지 김대중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몇 안 되는 존경 받는 정치인"이라며 "부디 아버지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고 덧붙였다. 김홍걸 의원이 아들에게 증여한 아파트는 전세 세입자가 지난 12일 바뀌었는데, 기존보다 4억원(61%) 인상된 10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전세금을 인상해 받은 8일 뒤에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에 공동발의했다는 점이다. 이 법에 따르면 전세를 5% 넘게 올려 받는 것을 금지해놨다. 위법은 아니지만 법 취지에는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김현아 통합당 비상대책위원도 김 의원을 향해 "부친으로부터는 정치적 유산을 물려받고 자식에게는 불로소득을 물려준다"고 밝혔다. 김현아 위원은 "자신은 아버지 후광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까지 하면서 자식에게는 재산만을 물려주는 게 옳은 일이냐"며 "이러니 국민이 정부를, 정부 정책을 믿을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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