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년 독주 체제 막내려…'아베 전격 사의'에 한일 관계 변화 주목
입력 2020-08-28 15:59  | 수정 2020-09-04 16:04

건강 이상설에 휩싸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오늘(28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고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이로써 2012년 12월 이후 7년 8개월간 이어진 아베 독주 정치 체제가 곧 막을 내리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병으로 국정에 지장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아베 총리가 사임할 뜻을 자신에게 전했다며 "매우 놀랐다"고 NHK와의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자민당 임시 임원 회의에서 사의를 정식으로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가 "책임을 수행하기 어려워졌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후 5시에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거취에 관해 공개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재집권한 후 7년 8개월 넘게 연속 재임하며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새로 썼습니다.

그의 총리 재임 기간은 1차 집권기(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6일·366일)까지 포함해 8년 반을 넘겼습니다.

전후 최연소 총리로 취임했다가 조기 퇴진한 후 재집권한 아베 총리는 '아베 1강'(强)이라고 불리는 독주 체제를 유지해 왔습니다.

총리 보좌 기관인 총리관저가 인사권을 틀어쥐고 관료들에 대한 압도적인 장악력을 발휘했으며 당내에서도 아베 총리에게 이견을 표명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수년간 이어졌습니다.

아베 정권은 특정비밀보호법 제정, 집단자위권 법제화 등 여론이 반대하는 정책도 의석수의 우위를 앞세워 밀어 붙여왔습니다.

아베 총리는 1차 집권기 때도 지병인 궤양성대장염을 이유로 전격 사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도록 안보법제를 변경했고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꼽았지만, 여론 악화와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습니다.

경제면에서는 '아베노믹스'를 앞세워 디플레이션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했으나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성장률은 전후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그는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해 국제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고 한국 법원의 징용 판결에 반발하는 등 역사 문제에 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따라서 아베 총리가 사임하고 새로운 총리가 취임하면 한일 양국 관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됩니다.


후임 총리로는 고노 다로 방위상,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계는 아베 총리의 사임을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후임자 선출을 위한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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