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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8명이 쓰는 칫솔모?…毛 대장 비비씨 "차별화 기술로 승부수"
입력 2020-08-28 13:13  | 수정 2020-08-28 13:58
강기태 비비씨 대표

과거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발명품으로 거론되는 칫솔은 삶의 질을 높인 숨은 주역이다. 상쾌한 치약의 향 만큼이나 모(毛)질도 중요하다. 잇몸에 상처가 쉽게 났던 빡빡한 나일론 모를 밀어내고 부드러운 칫솔모가 대세로 자리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테이퍼 소재로 개발한 미세모로 시장 강자로 우뚝선 곳이 있다. P&G, 콜게이트,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외 내로라하는 기업들과 독점계약을 맺으며 국내 테이퍼모 시장에서 80%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한 곳이다. 전 국민 10명 중 8명이 바로 이곳의 제품을 쓰는 셈이다. 10년 넘게 칫솔모에 집중하며 성장해온 비비씨(BBC)가 코스닥 시장에 문을 두드렸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지난 26일 만난 강기태 비비씨 대표는 "올해 테이퍼 모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레벨모(합성 모노사) 개발·생산에 주력해제품 라인업을 다각화할 생각"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도, 중국, 베트남 등 글로벌 시장 장악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상장 포부를 밝혔다.
2008년 설립된 비비씨는 테이퍼 소재 미세 칫솔모 제조에 주력하는 업체다. 테이퍼모는 치아 틈새를 잘 파고들고 오염물질 제거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대부분 이 제품을 사용한다. 회사는 국내에서는 테이퍼모가, 해외시장에서는 레벨모 제품이 인기를 끄는 점을 고려해 양 제품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강 대표는 "과거 2015년부터 2년 동안 글로벌 기업과 조인트벤처(JV)를 운영하며 레벨모 기술 능력을 쌓아왔던 경험이 있어 올해 본격적인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며 "매년 300개가 넘는 칫솔모 신제품을 개발하며 축적한 노하우로 글로벌 파트너 기업들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해 전 세계 시장 점유율도 현재 7%에서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언급했다.
주력 제품인 칫솔모 사업 역량을 올리면서도 신규 사업을 더해 외형 확대는 물론 내실에도 신경쓰겠다는 계획이다.
테이퍼모 고분자를 압출 방사해 멜트블로운 필터 여재를 개발하면서 ▲보건용 마스크 ▲ 후처리용 액체필터를, 미세모를 활용한 ▲ 화장품(아이라이너, 마스카라) ▲ 브러쉬 제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할 예정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로 기존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 영역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소기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정전 멜트블로운 부직포 필터 기반의 마스크 제품은 하반기에만 80억원 계약을 선달성하면서 향후 신성장 동력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또 일본 AMGA와 손잡고 미세모를 이용한 모태 마스카라를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이외에도 전세계 플라스틱 저감 정책이 강화되는 만큼 글로벌 고객사의 니즈를 충족한 친환경 제품으로 인지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보유 특허권만 70종이 넘을 정도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고, 제품 주문부터 공급까지 '4주' 안에 완료하는 빠른 공정력으로 국내외 레퍼런스를 공고히 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다수 기업들이 이연된 매출 수요가 발생하는 반면에 경기변동성이 작은 업계 특성상 안정적인 성장이 강점이라고 내세웠다.
실제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16.8% 증가한 31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 또한 매출 173억원, 영업이익은 49억원으로 20% 가까운 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표는 "이번 IPO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책정에는 기존 주력사업 부문으로 본연의 가치를 책정한 결과"라면서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신사업 부문들이 실적에 반영된다면 향후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비비씨의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7100~3만700원으로 120만 주를 공모한다. 공모금액은 공모가 하단 기준 325억원 규모다. 다음달 2~3일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하고 9~10일 청약을 실시, 9월 중 상장 예정이다. 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가 맡았다.
[김규리 기자 wizkim6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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