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서울 고가아파트 22% 오를때, 저가는 38% 뛰어 상향평준화
입력 2020-08-27 17:50  | 수정 2020-08-27 21:07
◆ 혼돈의 부동산 ◆
대출 규제가 강화된 서울의 고가 아파트보다 저가 아파트값이 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저가 아파트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27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이달 서울의 하위 20%(1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년 전 3억6049만원에서 이달 4억3076만원으로 19.5% 상승한 반면 상위 20%(5분위) 평균 아파트값은 16억6633만원에서 18억8160만원으로 12.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폭은 1분위가 7028만원, 5분위가 2억1527만원으로 집계됐다.
2년 전과 비교해도 저가 아파트값 상승 속도가 고가 아파트값 상승률을 크게 앞지른다. 1분위 평균 가격은 2년 만에 37.8%(1억1813만원) 올랐지만 5분위는 21.5%(3억3350만원) 상승했다. 불과 1년 전 서울에서 저가 아파트 한 채를 사려다가 미룬 사람은 7000만원을 모아야 같은 집을 살 수 있고, 2년 전 미뤘던 사람은 자금이 1억2000만원 더 필요해진 셈이다.
서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5분위 배율(고가와 저가 아파트 가격 차이)이 낮아졌다. 서울 저가 아파트 가격이 고가 아파트 가격을 빠르게 따라잡기 때문이다. 이달 서울의 아파트 가격 5분위 배율은 4.37로 1년 전(4.62)보다 0.25포인트 내려갔다. 5분위 배율은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5분위 가격)을 하위 20% 평균(1분위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1년 새 5분위 배율이 떨어진 곳은 서울이 유일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20대와 30대가 중저가 아파트 위주로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나서면서 서울 외곽 지역의 저렴한 아파트도 가격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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