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사 파업'에 단단히 화난 지방 병원장 "왜 환자를 버리고 파업까지…"
입력 2020-08-27 16:51  | 수정 2020-08-27 16:59
/ 사진=박현서 충남 현대병원장 페이스북 캡처

"똑똑한 서울 의사양반, 이 곳 시골에는 당신네들보다 좀 덜 똑똑해서 그깟 수능 문제 한두 개 더 틀렸다한들 시골 무지랭이 할아버지건, 술에 전 노숙자건 돈 없는 외국인 노동자건 간에, 그들이 아플 때 밤새 곁에 있어 주는 의사가 필요하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도 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 정책에 반발해 수도권 전공의와 전문의들이 집단 휴진에 들어간 가운데 현직 병원장이 SNS를 통해 의사파업을 비판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현서 충남 아산시 현대병원장은 오늘(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는 지금 화가 단단히 났다'는 제목으로 전공의 파업으로 응급실 환자를 못 받는 인근 종합병원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는 병원에 환자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박 원장은 "환자를 며칠간 계속 밤새 진료한 게 화가 나는 게 아니다. 이 시국에 대규모 집회를 강행하여 전국에 코로나를 퍼뜨린 집단에 화가나고, 환자를 버려두고 파업에 나선 응급실 전공의들에 화가 난다"며 "과학적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첩약 보험 시행은 나도 반대이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비대면 진료도 반대"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아산 같은 지방 소도시에 의무적으로 10년간 근무해 줄 지역 의사를 꼴랑 한해에 300명, 즉 현재 의대 정원의 겨우 10%만 매년 더 뽑겠다는데. 그것도 딱 10년만 한시적으로. 모든 국민의 건강, 행복추구권을 조금이나마 달성한다는 게 그렇게 큰 잘못이고 응급실까지 닫게 하고, 아픈 중환자까지 버려둔 채 파업에 나서야 할 절실한 이유인가"라고 했습니다.


박 원장은 또 "정작 의대생과 젊은 전공의들 대다수가 서울 사람들이면서, 시골에는 올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들이 자기들이 오기 싫어하는 시골에 10년 의무복무할 의대생을 정원외 10% 더 뽑겠다는 데 왜 반대까지 하고 심지어 환자를 버리고 파업까지 하는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도대체 10% 더 뽑은 지역 의사가 얼마나 당신들 개업과 봉직에 경쟁자가 되겠냐. 그게 그렇게 두려운 거냐. 국민들이 우리 의사 월급 200~300만 원으로야 만들겠냐. 최저임금도 월 200만 원인데 의사의 월수입이 그 2~3배 이하가 된다면 국민들도 원치는 않을 거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박 원장은 "지금도 월 10일 응급실 근무 의사는 시간당 10만 원쳐서 2400만 원 달라고 하는 판인데 아무리 300명 증원되도 이보다야 월급이 떨어지겠냐. 난 월 500~600 정도만 마나님께 가져다주고 매년 20억 이상은 병원에 재투자해야 겨우 병원 생존을 유지하는데"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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