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데이터 3법 시행…보안·데이터 산업 뜬다
입력 2020-08-27 14:41 
개인정보, 가명정보, 익명정보의 차이점 예시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법 개정 등을 담은 일명 '데이터 3법'이 이달부터 시행되면서 개인정보 빅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 산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3법은 주로 금융회사와 핀테크 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긴 하지만,디지털 전환을 필두로 본격 DNA(Data, Network, 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의료, 금융, 게임, e스포츠 등 산업 전반에서 데이터 활용이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동안 기업에겐 개인정보 활용과 관련해 여러 규제와 의무가 부과돼 왔다. 하지만 데이터 3법 시행으로 생년월일, 이름,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의 민감정보를 가린 가명정보를 특정 목적에 한해 정보 주체 동의 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가명정보 덕분에 서로 다른 분야의 데이터 결합과 활용,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이 높아져 관련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 3법 시행과 함께 기업들은 데이터 결합에 따른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재점검에 들어가고 있다. 데이터 관리에 따른 법령 준수 문제, 위험도 평가 등 목적에 따른 처리를 가능하게 해주는 솔루션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가명정보는 외부 데이터를 결합했을 때 개인정보를 식별하는 것이 가능해 개인정보처럼 하나의 보호 대상이 된다. 따라서 기업에서는데이터 보안과 관리에 신경써야 하며, 최악의 경우 데이터 유출 사고에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안 시스템과 기술력을 확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3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데이터 보안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 중요해진 것 역시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가명정보 결합 절차
데이터 보안 솔루션을 선보이는 스파이스웨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독형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SECaaS, 서비스형 보안)를 선보였다. 스파이스웨어의 대표 제품인 '스파이스웨어 온 클라우드(Spiceware on Cloud)' 사용 시 데이터 보안을 비롯한 개인정보 접속기록관리,개인정보 가명처리 기능을 따로 구매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 구독해 사용할 수 있다. 데이터 3법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가명화는 암호화된 데이터(개인정보)를 평문으로 변환한 후, 비식별화 작업이 이뤄진다. 이 때 데이터 보안에 문제가 생기는것을 착안해 개인정보 가명 처리자가 가명 처리 과정에서 평문을 유출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 대상 수집부터 가명 처리 평가까지 처리 프로세스를 단계별로 진행한다. 또한, 가명정보를 여러가지 변환 기법으로 직접 설계하고, 추출할 수 있는 기능을 더해 보다 안전하게 가명 정보 처리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 데이터 관리와 관련해서도 내부 보안에 유의해야 하는데, 개인정보 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사고 발생 시 빠른 후속 조치가 가능하도록 개인정보 접속 기록 관리까지 확인할 수 있다.
데이터 솔루션을 바탕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이용자 입장에서 금융을 분석하고 서비스하는 해빗팩토리는 데이터 기반의 보험분석·관리 서비스를 지원하는 인슈어테크 기업으로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사업)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빗팩토리는 보험, 소비, 대출 등 여러 금융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개개인에 알맞는 금융 정보와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추천해준다.
해빗팩토리는 빅데이터 기반 보험 분석·비교 서비스 '시그널 플래너'와 더 나은 소비 습관과 금융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시그널 가계부'를 운영하고 있다. 시그널 플래너는 보험사마다 각기 다른 4000만건 이상의 보장 항목을 8개 대분류, 60개 소분류로 나눠 보장 금액과 보장 기간을 결합해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을 정확히 분석하고 필요한 보장을 확인할 수 있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보험 설계사가 사용하고 있다.
스파이스웨어의 구독형 클라우드 보안 서비스
시그널 가계부는 고객의 지출 형식 데이터에 기반해 다양한 지출을 실시간 분석해 자산 관리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돕는 가계부 앱이다.앱은 자체 개발한 소비 분석 엔진인 '시그널 엔진'을 사용해 공인인증서 등록과 같은 불편한 절차를 생략하고 수많은 소비 패턴을 정확하게 분류해줘 소비 습관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데이터를 활용해 취약한 연구소 시스템을 개선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도 있다. 스마트잭이 개발한 '랩매니저'는 화학·화학공학·생명공학 등의 연구소 시약을 관리하는 앱으로, 연구소에서 필요한 각종 정보를 데이터화해 모바일로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다.
연구소의 경우 기술 경쟁력을 위해 연구에 사용되는 시약과 실험법이 외부에 유출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연구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만큼, 랩매니저에 입력되는 시약 데이터와 결제 데이터, 연구실정보, 개인정보를 암호화하는 작업을 거쳤다.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연구원이 안심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데이터 보안에도 힘쓰고 있다.
김근진 스파이스웨어 대표는 "데이터 3법 시행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자원인 데이터가 중요해지면서 관련 스타트업도 주목받고 있다"며 "기업이 데이터 보안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데이터 보안 기술과 서비스도 한 단계 올라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윤경 기자 bykj@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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