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교회에 뿔난 文 "적반하장으로 큰소리…일부의 몰상식이 신망 해쳐"
입력 2020-08-27 13:53  | 수정 2020-09-03 14:37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도저희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세의 발단이 된 사랑의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서 "적어도 국민들에게 사과라도 해야할텐데 오히려 지금까지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며 큰소리를 치고 있고 여전히 정부 방역 조치를 거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여전히 일부 교회에서는 대면 예배를 고수하고 있다"며 "특정 교회에선 정부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방해를 하면서 지금까지 확진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교민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확진자도 300여명에 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던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8월부터 시작된 코로나 재확산의 절반이 교회에서 일어났다"며 "이제 한숨 돌리나했던 국민들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대면예배를 고수하는 교회의 행태에 격한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며 "방역은 신앙의 영역이 아니고, 과학과 의학의 영역이라는 것을 모든 종교가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예배를 정상적으로 드리지 못하는 고통이 크겠지만 그런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힘을 모아 빨리 방역을 하고 종식하는것이 정상적인 예배, 정상적인 신앙생활로 돌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참석한 교회 지도자들은 종교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회장은 "정부는 코로나 종식과 경제를 살리는데 목표를 두고 있지만, 교회는 코로나 종식과 예배를 지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반박했다.

특히 김 회장은 앞서 24일 문 대통령이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히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라며 공권력을 강조한 발언을 문제삼았다. 김 회장은 "신앙을 생명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며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또 김 회장은 "장로, 감리, 순복음, 침례 등 여러 교파가 있다"며 "교회는 중앙집권적인 상하 구조가 아니어서 총회에서 지시한다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단체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문대통령과 교회 지도자들이 극명한 인식차를 드러낸 가운데 급기야 김 회장은 정부와 교회간 협력기구를 제안했다. 김 회장은 "교회는 정부의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지만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도 포기할 수 없다"며 "코로나가 한두주, 한두달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볼때 대책 없이 교회 문을 닫고 예배를 취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방역 수위에 따라 교회에 인증을 부여하는 방안과 교회간 좌석수에 따라 집회 허용 인원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도 휴업과 휴진을 이어가고 있는 의료계를 향해 또다시 파업중단을 강하게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설상가상으로 의료계 집단행동이 국민들에게 불안과 고통을 주고 있다"며 "정부로서는 의료계와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법과 원칙대로 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의료인들을 군인과 소방관에 빗대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전시상황이 되면 휴가를 가거나 외출을 나갔던 군인들도 군대로 돌아와 총을 잡는다"며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들이 의료현장 떠난다는 것은 전시상황에서 꺼꾸로 군인들이 전장을 이탈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난했다. 이어 "사상 최대의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관들이 화재 앞에서 파업을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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