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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證, 옵티머스 피해자 지원안 극적 결론…최대 70% 선지원
입력 2020-08-27 11:22  | 수정 2020-09-03 11:36

NH투자증권이 여섯 차례의 이사회 끝에 옵티머스 펀드환매 관련 피해자 지원안을 확정했다. 이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의 최대 7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NH투자증권은 27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에 대해 긴급 유동성 자금을 선지원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가입규모 기준으로 최대 70%를 차등 지원할 예정이다. 개인 고객의 경우 3억원 이하 투자 고객에 70%를, 3억원이상 10억원 미만에는 50%, 10억원 이상에는 40%를 지원한다. 법인에 대해서도 개인과 동일한 비율을 적용하되, 10억원 이상 법인에 대해서는 유동성 여건을 감안해 30%를 지원한다.
3억원 이하 투자자 비율이 전체 옵티머스 펀드 가입자의 77%인 점을 감안하면 가입 고객 과반수가 원금의 70%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이번 안건 의결은 판매사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처로, 고객들의 유동성 문제로 인한 2차 피해를 줄여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장기적 경영 관점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고객 신뢰 유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펀드 만기가 도래한 고객들에 한해 유동성 지원 자금을 신청할 수 있다"며 "자금 수령 후에도 분쟁조정 신청과 소송제기를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항은 고객들에게 개별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그동안 여섯 차례의 이사회를 개최한 끝에 극적으로 투자자 지원안을 도출했다. 지난 6월 25일 임시이사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23일 정기이사회에 이어 8월 13일, 19일과 25일에도 비공개 긴급이사회를 연달아 개최해 긴급 유동성 지원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서는 경영진이 고객 보호 차원의 해법을 제안하며 사외이사들을 설득한 반면 사외이사들은 주주 가치 등을 고려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최근 한 달 새 사외이사 2명이 연이어 중도 퇴임하는 등 내홍을 겪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옵티머스 투자자 지원안을 놓고 경영진과 의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두 사외이사 중도퇴임으로 NH투자증권의 사외이사는 5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가입 고객에게 원금의 70%를 선지급한 바 있다.
하지만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모임'의 비상대책위원이 원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에서 이번 지원안으로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 지 미지수다.
피해자모임은 옵티머스 펀드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 사례가 전무했다는 점에서 '사기 상품'에 해당하므로 라임자산운용 펀드처럼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hj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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