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에 중증 환자용 병상 12% 남았다…"일주일도 못 버텨"
입력 2020-08-27 11:01  | 수정 2020-09-03 11: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빠른 확산 속에 국내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400명 대로 치솟으면서 병상 수급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연일 세 자릿수로 늘어나면서 방역당국이 확보한 치료 병상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인 데다 대부분 지역은 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 자체가 부족해 비상이 걸린 상황입니다.

오늘(2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연일 확진자가 급증하며 정부는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제(25일) 기준으로 전국의 코로나19 환자 병상 총 3천260개 가운데 현재 입원 가능한 병상은 1천38곳(31.8%)뿐입니다.

신규 확진자의 대부분이 몰려 있는 수도권 상황은 더욱더 좋지 않습니다.


수도권 내 코로나19 환자 병상은 2천24개가 확보돼 있지만, 이제 남아있는 병상은 444개(21.9%)에 불과합니다.

상태가 위중하거나 중증으로 악화해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환자 병상은 더 여유가 없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병상은 전국에 총 519곳인데 입원 가능한 병상은 지난 25일 기준으로 62곳(11.9%)뿐입니다. 병상 10곳 중 1곳만 환자를 받을 여유가 있는 셈입니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11개)을 제외하면 인천(3개), 경기(5개)에서는 여유 병상이 10개도 채 되지 않습니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 일반 병상 660개를 5∼6일 정도, 중환자 병상 85개를 1주일 정도의 여유분이라고 설명한 바 있는데, 지금 남아있는 기준대로라면 일주일도 채 버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강원과 광주, 충남, 전북의 경우 중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상은 0개 즉, 포화 상태에 이른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전날 브리핑에서 수도권 소재 상급종합병원을 통해 이달 말까지 병상 36개, 9월 14일까지는 40개를 추가로 확충하고 병세가 호전된 환자는 중등증·경증 병상으로 전원해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울러 수도권 내 감염병 전담병원 재지정, 전담병원의 병상 확충, 병상 공동 활용이 가능한 권역의 확대 등을 통해 총 781개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했으나 확진자 증가 추이가 워낙 가파르다 보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정기석 한림대 의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병상 가동을 점검하고 중환자 병상을 확보할 시간이 충분했는데도 지금에서야 급급한 모습"이라며 "병상 부족이 심화하면 코로나19 환자뿐 아니라 다른 질병으로 인한 사망도 늘 수 있어 상황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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