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옵디보·키트루다 이을 차세대 면역항암제 표적은…
입력 2020-08-25 17:22 

면역항암제가 처음 승인된지 5년이 넘은 가운데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키트루다(펨브로리주맙)에 이은 유망 면역항암제로 개발될 가능성이 있는 표적들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키트루다를 비롯해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면역항암제들은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무력화하는 경로인 PD-1과 PD-L1의 결합을 막는 면역관문억제제다. PD-1·PD-L1의 결합을 차단하는 약물들은 암환자에서 반응이 나타나면 획기적인 항암효과를 보이지만, 단독 요법으로는 반응률이 20~30%에 불과한 약점을 안고 있다. 새로운 표적으로 개발되는 면역항암제들도 기존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에서 긍정적인 데이터가 도출되고 있다.
28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PD-1·PD-L1에 이은 면역항암 표적 후보로는 LAG-3, TIM-3, TIGIT 등이 개발되고 있다. LAG-3과 TIGIT는 면역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로 암세포의 리간드와 결합해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한다. TIM-3은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단백질이다.
LAG-3 저해제의 개발에 가장 근접한 회사는 항PD-1제제인 옵디보(니볼루맙)을 판매하고 있는 BMS다. 렐라틀리맙이라는 BMS의 후보물질은 현재 흑색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면역항암제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4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렐라틀리맙·옵디보의 병용 임상 1/2a상에서 12.5%의 객관적반응률을 기록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와이바이오로직스가 LAG-3 항체 YBL-001의 전임상 연구를 하고 있으며, 에이비엘바이오는 PD-L1과 LAG-3을 동시에 저해하는 이중항체를 개발 중이다.
TIM-3저해제는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이 기대된다. 노바티스는 TIM-3가 정상 조혈모세포에서는 발현되지 않고, 백혈병 줄기세포에서 발현된다는 점에 주목해 공수이형성증후군과 급성골수성백혈병을 대상으로 기존 치료제인 데시타빈과의 병용 임상을 진행해 완전관해율 33%, 전체반응률 61%의 결과를 도출했다. 데시타빈 단독 투여 결과 완전관해와 전체반응률이 각각 9%와 30%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량의 효과다.
세 번째 유망 후보 표적인 TIGIT의 개발에는 로슈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로슈는 6개의 암종을 대상으로 한 TIGIT 저해제 후보 티라골루맙의 임상을 9건 진행 중이다. 특히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결과가 발표된 비소세포폐암을 대상으로 한 티센트릭(아테졸리주맙)과의 병용임상 2상에서 티센트릭과 티라골루맙을 병용한 환자군은 객관적 반응률 37%, 무진행생존기간 5.6개월을 기록했다. 티센트릭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군의 객관적반응률과 무진행생존기간은 각각 21%와 3.9개월이었다. 또 티센트릭이 표적으로 삼는 PD-L1의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군에서 티센트릭과 티라골루맙을 병용한 환자군의 객관적반응률은 66%까지 올랐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한양행이 TIGIT 저해제 후보 YH29143의 전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작년 미국암학회(AACR)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YH29143은 대장암을 유발한 마우스 모델에서 T세포의 활성을 강화하고 PD-L1과의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새로운 면역항암제 표적 후보에 관심이 모이는 이유는 기존 항PD-1·PD-L1제제의 약점에 더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김태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출시된 PD-1·PD-L1 저해제가 10품목이 넘으며 허가 단계와 임상 3상에 있는 약물도 10품목 이상"이라면서 "키트루다, 옵디보, 티센트릭, 임핀지 등을 제외한 대부분 PD-1·PD-L1 저해제는 오는 2026년 예상 매출액이 10억달러에 못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오는 2025년 옵디보를 시작으로 이어지는 오리지널의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 출시가 예정돼 있다는 점 역시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한경우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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