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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윤리센터장 “타인 고통주며 얻은 성적은 해악”
입력 2020-08-25 15:28  | 수정 2020-08-25 15:30
스포츠윤리센터 이숙진 이사장. 사진=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
매경닷컴 MK스포츠 박찬형 기자
이숙진(56) 초대 스포츠윤리센터 이사장이 성적 지상주의 탈피가 체육계 인권보호를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8월5일 출범했다. 전날 ‘故최숙현법이라 불린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숙진 이사장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기본 가치관·인식부터 변화해야 한다. 타인에게 아픔이나 고통을 주고 얻는 성적이 얼마나 큰 해악을 끼치는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필요하다”라며 말했다.
체육계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숙진 이사장은 인식 변화만으로는 되지 않는 구조와 제도의 문제다. 엘리트체육과 학교체육, 생활체육 간에 칸막이를 치면서 발생하는 성적 지상주의의 문제들을 정책적으로 해소할 수 있도록 힘써줘야 한다. 예방과 관련된 많은 문제는 기본적인 가치관과 삶에 대한 철학에 달려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숙진 이사장은 경쟁과 성적만 있는 스포츠가 연대와 협력, 상호 기쁨을 나눌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희망해야 한다. 1, 2, 3등만 살아남는 스포츠가 아니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돼야 한다. 지도자뿐 아니라 동료와 선후배 그리고 부모님도 선수들을 격려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신임 이숙진 이사장은 대통령비서실 빈부격차차별시정위원회 비서관, 서울특별시 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한국여성재단 상임이사를 거쳐 2017~2019년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냈다.
이숙진 이사장은 체육계와 인연이 없던 탓에 처음 제안을 받자 왜 하필 접니까?”라는 반문을 했다고 고백하면서 스포츠윤리센터만으로는 인권침해나 비리 문제를 다 해결하리란 어렵다. 취임 후 ‘체육계의 인권문제와 폭력을 완전히 사라지게 해달라라는 핸드폰 메시지를 많이 받아 한동안 잠을 못 이뤘다”라며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등이 수행하던 인권 관련 신고·상담 업무는 모두 스포츠윤리센터로 이관된다.
이숙진 이사장은 신고하기 어려워하는 피해자가 주변에 있다면 찾아올 수 있도록 안내해달라. 스포츠윤리센터가 알 알려져야 혼자 끙끙 앓지 않고 상담할 수 있다”라고 부탁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자체 조사권과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한 징계 요구권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징계가 이뤄지지 않을 시 벌칙조항이 없어 처벌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이숙진 이사장은 경찰 파견과 특별사법경찰관 제도 도입, 징계 이력 시스템 구축을 추진·모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징계 이력 시스템이 체계화되면 인권침해로 처벌받은 가해자는 지도자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故최숙현법에 따라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도자에게 최대 자격정지 5년 징계를 내릴 수 있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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