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1일 물러나는 롯데 황각규 "지난해 말 이미 사임 의사 표명해"
입력 2020-08-25 14:13 
[사진제공 = 롯데지주]

최근 예정에 없던 인사로 '그룹 2인자'에서 물러나는 황각규(사진)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실은 지난해 말부터 신동빈 회장에게 사임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황 부회장은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자신의 퇴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편지에서 "롯데그룹은 지금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이러한 시점에서 저는 후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드려야 한다고 판단해 작년말 신동빈 회장께 2020년말 사임 의사를 표명했으며, 작금의 경영환경 변화에 맞춰 퇴임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롯데지주는 이달 13일 이사회를 열어 황 부회장 후임으로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황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한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 "최근 후계구도 분쟁과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문제, 2019년 한일 갈등,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그룹은 많은 영향을 받았고 받고 있으며 디지털 혁신에 따른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요구 등으로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면서 이에 따라 후진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지난해 말 이미 사임 의사를 표명했으며 경영환경에 맞춰 지금 퇴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1979년 현 롯데케미탈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여천공장에 현장 엔지니어로 입사한 황 부회장은 편지에서 최근까지 롯데그룹과 함께한 이력을 돌아봤다. 더불어 신동빈 회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필한 시간도 언급했다.
황 부회장은 "1995년 본부 국제부 초대 국제부장으로 부임하여 24년 9개월간 신동빈 회장님과 롯데그룹의 성장의 역사를 같이했다"며 "1995년 당시 롯데그룹의 매출은 6조원 남짓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현재는 70조원 이상으로 성장해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성장의 역사에 대해 그는 "그간 그룹에 몸담았던 선후배님들과 그룹 외부에서 도와주신 여러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황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국제실에서 근무하면서 설립한 롯데닷컴, 롯데로지스틱스, 롯데정보통신에 대해 그룹의 플랫폼으로 현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회사들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2000년 초반부터 2019년까지 총 80여건의 M&A를 실행해 그룹 성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도 평가했다.
그룹의 숙원사업이던 롯데월드타워 완공과 관련해선 "롯데월드타워를 2010년부터 6년간 건설하여 2017년 4월 오픈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같은 해 10월 그룹의 성장에 걸맞는 거버넌스 체계 정비를 위하여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편지 말미에 자신의 후임으로 부임하는 이동우 사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황 부회장은 "제 후임으로 유통과 서비스 부문에 경험이 있고 현재 롯데하이마트의 CEO를 맡고 있던 이동우 사장이 부임해 롯데지주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며 "앞으로도 변함없는 지원과 지도편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오는 31일부로 롯데지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당분간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의장직만을 맡는다
[방영덕 기자 by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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