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초대형 VLEC 4척 5200억에 수주…韓조선사 압도적 기술력 뽑낸다
입력 2020-08-25 11:43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25일 세계 최대 크기 에탄운반선(VLEC)를 각각 2척씩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규모는 총 5200억원이다. 사진은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수주한 VLEC [사진 제공 =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대 크기 에탄운반선(VLEC)를 수주했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같이 고도의 건조기술력이 필요한 VLEC에서도 국내 조선사들이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9만8000㎥급 초대형 에탄 운반선(VLEC)을 각각 2척씩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규모는 한 척당 약 1억1000만 달러(1300억원) 수준으로 총 5200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수주한 VLEC은 올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된 것으로 길이 230미터, 폭 36.6미터, 높이 22.8미터 규모다.
VLEC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고안된 신개념 선박이다. 에탄을 액화해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척당 가격이 대표적인 고부가 가치 선박인 LNG선 가격(척당 1억8000만 달러)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4년 세계 최초로 VLEC 6척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했으며 이번 수주를 포함해 현재까지 글로벌 VLEC 발주량 20척 중 16척(80%)를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이 11척, 현대중공업이 5척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VLEC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같은 가스선인 LNG선처럼 화물창 설계의 안정성과 효율성 등이 중요하다. 한국 조선사들은 화물창이 선체와 일체화 돼 적재 용량이 큰 '멤브레인형' 화물창 기술을 일찌감치 적용했고, LNG 저장탱크에서 기화된 천연가스를 재액화하는 기술등을 통해 안정성을 높였다. 중국 조선사들이 한국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납기일을 준수하지 못하는 등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석유화학업체들이 에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향후 VLEC의 수요도 희망적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을 제조하는 데 에탄을 열분해해 제조하는 방식이 납사(나프타)에서 제조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원재료비가 저렴하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 노르웨이 등 에탄 수출국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추가 발주가 기대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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