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등교 전면 중단에…수능 재연기 가능성은

정부가 26일부터 수도권 전체 학교에 대한 전면 등교 중지와 원격수업 전환 방침을 밝히면서 수능도 재차 미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능을 100일 앞둔 상황에서 수도권에서 촉발된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수능이 제대로 치러질지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동안 교육부는 12월 3일로 이미 한차례 연기한 바 있는 수능을 최대한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해왔다. 다만 교육부는 최근들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플랜 B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면서 수능 재연기 가능성은 한동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5일 '수도권지역 전면 원격수업 전환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수능을 차질 없이 치르기 위해서라도 감염의 확산을 빠르게 차단하고 안정화하는 것이 급선무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진입 시 수능은 일정대로 치르느냐'는 질문에 "감염병 확산이 차단되고 빠르게 진정세가 회복돼서 수능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단순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된다고 수능이 재연기되지 않음을 밝힌 것이다.

교육부 측은 앞서 본지와의 통화에서 "다음달 수능 원서 접수(9월 3일~18일)를 받아 본 뒤 지역별 감염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당일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지 시험 관리감독 여력과 방역 관리 범위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플랜B 가동 여부는 9월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지난 4일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 관리방향'을 발표하면서 시험관리기관의 현실적인 방역관리능력을 넘어설 경우와 감염 위험으로 인해 다수 수험생의 응시기회가 연쇄적으로 제한되는지, 그리고 수험생과 지역사회 안전에 위협이 되는지 등을 살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교육부 측은 코로나19 상황을 쉽게 예단하기 힘든 만큼 다음달까지 감염 사례와 전파 상황 등을 다각도로 파악한 다음, 최악의 경우엔 추가 연기를 포함한 '플랜B' 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능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가급적 연기 안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방역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수능이 100일 정도 남았으니 그 기간동안 12월 3일 시험을 일정대로 치를 수 있는 지를 앞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했다.
교육부에서 언급한 플랜B에는 수능 재연기나 추가 방역 강화 방안 등 비상 대책이 포함된다. 아직까지 교육부는 비상 입시대책인 플랜B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교육부 측은 "수능 연기안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수능 전날에 갑자기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하자 수능을 일주일 연기한 바 있다.
교육부가 수도권 학교 전면 원격수업 전환을 결정하면서 고3을 제외한 것도 최대한 시험을 일정대로 치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유치원,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는 26일 내일부터 9월 11일까지 원격수업으로 전면 전환한다"면서도 "다만 진로와 진학 준비가 시급한 고등학생 3학년과 학습 결손 최소화와 학생 보호를 위해 등교수업, 등교 활동이 꼭 필요한 학생은 원격수업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또 "지금 조치가 3단계가 아니다"면서 "(교과)평가 역시 2단계에서 진행하는 것과 동일하게 적용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서 실시하는 중학교 1·2학년 대상 성적 미산출제(P/F제)는 이번에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고민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