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2주 안 돼 확진자 3천 명 '훌쩍'…"의료시스템 붕괴 우려"
입력 2020-08-25 10:36  | 수정 2020-09-01 11: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무더기로 확산하면서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오늘(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오늘(25일)까지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총 3천175명입니다.

감염원으로 분류하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이 누적 857명으로 가장 많고, 광화문집회(176명), 충남 천안시 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10명), 전남 순천시 홈플러스 푸드코트(25명) 순입니다.

방대본도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집회 등 기존 집단감염 사례와 관련해 광범위한 진단검사가 진행 중인 만큼 당분간은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의료현장에서는 중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력과 장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치료 병상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통계를 보면 최근 발생한 신규 확진자의 84% 정도는 경증·무증상 상태여서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했고, 나머지는 의료기관에 입원했습니다.


중환자는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었는데 지난 18일 이후의 위·중증환자는 일별로 9명→12명→12명→18명→25명→30명→32명을 기록해 일주일새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게다가 최근 2주간(9∼22일) 신규 확진자 중 60대 이상이 31.7%를 차지하면서 직전 2주(20.7%)보다 크게 높아져 중환자 발생 위험은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도 이런 위험성을 우려한 듯 전날 브리핑에서 "제일 두려운 것은 확진자 급증으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다면 코로나19 환자뿐만 아니라 일반 환자들의 진료에도 큰 차질이 발생해 희생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정부는 지금 당장의 병상 상황은 아직 여유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따르면 그제(23일)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중증환자 병상은 전국에 125개, 수도권에 69개(서울63개·인천 3개·경기 3개)가 비어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단순히 병상 수가 아니라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인력과 장비 등을 함께 고려해 치료 가능 수준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런 점을 두루 고려해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전날 파악한 수도권 중환자 입원 가능 병상은 5개에 불과했습니다.

홍석경 대한중환자의학회 총무이사(코로나19 대응팀)는 "단순히 빈 공간이 아니라 중환자 치료에 필요한 인력까지 고려했을 때 당장 환자를 받을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며 "그런 기준으로 보면 23일 수도권에는 5개 병상이 남아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망률과도 직결될 수 있는 중환자 치료에는 많은 인력이 투입되기 때문에 미리 충분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홍성진 전 중환자의학회 회장은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비 긴급좌담회'에서 "중환자실 20병상을 운영하려면 의사가 최소 16명, 간호사는 그 10배인 160명이 있어야 한다"며 "겪어보니 병상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비와 의료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그동안은 중환자 수가 적어 거점병원과 공공병원에서 산발적으로 치료했지만, 최근에는 환자가 급증해 (앞으로) 중환자도 100명 넘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도 각 병원에 연락해 중환자실을 확보하려고 있는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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