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임원과 건배` 거부한 신입사원에 날라든 따귀…中직장인들 분노
입력 2020-08-25 10:28 

사장의 건배에 동참하지 않은 신입사원이 따귀를 맞는 사건이 중국 유명 기업 회식자리에서 터지자 중국 직장인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2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샤먼 국제은행은 최근 회식 때 발생한 불미스러운 내부 폭행사고와 관련해 임원 2명을 상대로 경고 및 3~6개월치 보너스 삭감 조치를 취했다.
샤먼 국제은행 회식 폭행 사건은 사측의 이 같은 징계조치가 취해지기 사흘 전인 20일 저녁 베이징의 한 식당에서 발생했다. 지점장인 L씨가 건배를 제안하는 상황에서 신입사원 Y씨가 이에 응하지 않자 다른 임원인 D씨가 홧김에 Y씨의 따귀를 때렸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피해자인 Y씨가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지난 주말 샤먼 국제은행의 고압적인 회식문화와 위계질서 관행을 지탄하는 글이 웨이보 등 SNS에 급속도로 퍼져나간 것이다.

시민들의 비난 목소리에 놀란 샤먼 국제은행은 일요일인 23일 별도 성명까지 내면서 따귀를 날린 D씨에게는 6개월의 보너스 삭감을, 지점장인 L씨에게는 3개월 삭감 등 징계 조치를 취했다고 해명해야 했다. 여기에는 피해 직원인 Y씨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는 언급도 포함됐다.
Y씨는 당시 건배에 동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신의 SNS에 "나는 10년 간 알코올을 단 한 번도 입에 대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원칙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Y씨와 함께 있던 직장 동료들조차 위로는 커녕 그가 입은 마음의 상처를 더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동료들이 건배에 동참하지 않은 Y씨를 비난한 것은 물론, 회식 자리를 떠나려 하자 엘리베이터까지 쫓아왔다는 것이다. Y씨는 "이번 일로 (동경했던) 금융업에 대한 좋은 감정들이 모두 무너졌다"고 밝혔다.
웨이보 사용자들은 폭력을 가한 샤먼 국제은행 임원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상사에게 호의와 충성을 제공하는 사람이 아니라 순수히 업무로써 대접을 받고 싶다"며 Y씨에게 공감과 지지를 표했다. 또한 Y씨가 이 사건으로 인해 앞으로 샤먼 국제은행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염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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