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일본인이 소장했던 조선 백자 뉴욕 경매에
입력 2020-08-25 09:01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 [사진제공=크리스티경매]

외국인이 소장한 조선시대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가 다음달 22일(현지시간) 뉴욕 크리스티 록펠러센터 경매에 출품된다. 1939년 일본 오사카에서 한국 고미술품을 다룬 조선공예전람회에 전시됐던 백자로 아타카 가문이 소장한 이력이 있다. 이번 경매 추정가는 25만~50만달러(약 3억~6억원)로 서울 팔판동 크리스티 코리아 사무실에서 26~28일 전시된다.
높이 42.5cm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 뒷면은 대나무와 매화, 앞면은 노송 밑 평평한 바위 위에서 바둑을 두는 노인 3명으로 장식돼 있다. 그 옆 소나무 바로 뒤에는 갓을 쓴 인물이 앉아 나머지를 지켜보고 있다. 바둑판 가운데 인물은 구부러진 지팡이, 아래로 길게 뻗은 수염과 길쭉한 얼굴 등을 감안할 때 노자(老子)로 추정된다. 바둑과 더불어 조선시대에 유행한 도교 사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티 코리아는 "백자 크기로 볼 때 저장 용도 또는 연회에 꽃 장식을 위해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십장생도
이번 경매에는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 외에도 조선 김홍도파 호렵도, 20세기 십장생도 등 한국 고미술품 22점이 출품된다. 김홍도파 호렵도는 가을날 사냥을 8폭 병풍에 담았다. 산 위 네모난 모양 바위, 연잎 잎맥처럼 표현한 바위 주름, 특유의 나뭇가지 등이 김홍도 그림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다. 1952년부터 1987년까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며 이화여대 교직에 있었던 캐슬린 제이 크레인 박사가 소장했던 병풍으로 추정가 10만~20만달러(약 1억 2000만~2억 4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크리스티 코리아는 "웅장한 여덟 화폭의 구성, 정밀한 표현, 섬세한 붓질, 실크·금과 같은 고급 재질의 사용 등은 물론, 호인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통해 사냥의 생동감을 그려냈다"고 설명했다.
높이 176cm에 달하는 10폭 십장생도 병풍 추정가는 12만~15만달러(약 1억 4000만~1억 8000만원).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천지자연과 동식물들이 가득하다. 3000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다는 천도복숭아, 불로를 상징하는 붉은 영지버섯, 전통적으로 장수를 상징하는 학, 거북이, 사슴 등이 등장한다.
김홍도파 호렵도. [사진제공=크리스티경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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