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가 웅크린 (주)LG…계열사덕에 어깨펼까
입력 2020-08-24 17:57  | 수정 2020-08-24 20:54
LG그룹 지주사 LG가 계열사 가치 상승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2분기 LG그룹 계열사는 코로나19 대유행을 뚫고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내놓으면서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반면 지주사 LG는 주가가 여전히 기업 가치 대비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 주가는 올해 들어 15.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6.0%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선방했지만 계열사 기업 가치 상승을 반영하지는 못했다. LG그룹 계열사 가운데 가장 시가총액이 큰 LG화학은 올해 들어 주가가 121.1% 급등했다. 올해 2분기 예상을 뚫고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깜짝' 흑자를 기록한 결과다. LG생활건강 주가 또한 올 들어 22.4% 상승했다.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면세점 매출은 저조하지만 온라인으로 중국 수출을 늘리면서 화장품 사업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LG전자 또한 오랜 부진을 뚫고 자동차 전장사업으로 최근 들어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생활 방식이 변화하면서 가전 시장은 대형화·개인화 등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면서 "생활가전 부문의 성장성 등이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해 LG는 연결 기준으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6% 늘어 1조7473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 또한 같은 기간 3.9% 늘어 6조8345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사 매출은 브랜드 로열티 수입과 계열사 배당금 등으로 구성된다. 계열사 실적이 향상되면 지주사 실적 또한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LG는 LG화학, LG생활건강, LG전자 등 계열사 지분을 30% 이상 보유하고 있는 만큼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LG그룹의 '아픈 손가락'으로 불리던 LG디스플레이 또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24일 하루에만 13.1% 급등하는 등 이달 들어 주가가 19.8%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가 지분 37.9%를 보유하고 있다.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선방해도 LG디스플레이 적자가 지나치게 높아 주가 상승을 제약하고 있었지만, 모처럼 반등을 시도하고 있어 주목을 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지만 이르면 올해 3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전환하는 승부수가 서서히 통하고 있다는 판단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LG 주가는 LG전자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다"면서 "LG전자 주가가 상승하면 LG 주가 상승세 또한 지속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LG 주가가 다른 대기업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는 것도 매력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는 올해 예상 실적으로 산출한 주가수익비율(PER)이 24일 기준으로 9.8배에 그친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삼성물산이 19.6배인 것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SK그룹 지주사 SK(주) 또한 같은 기준으로 PER가 36.8배에 달하며, GS그룹 지주사 GS는 59.0배다. PER는 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 비교할 때 사용하는 지표다. PER가 높을수록 투자자들이 미래 전망을 밝게 본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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