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커머스 업계에 10대 `사장님`들 확 늘어난 이유는…코로나19에 이커머스 창업 늘고 10대 창업은 2배로 늘어
입력 2020-08-24 15:11  | 수정 2020-08-25 19:07

경기도 양주시에 사는 신효원 대표(18)는 지난 5월 '모이레베'라는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창업했다. 오후 5시쯤 학교가 끝나면 신양은 집에 돌아와 쇼핑몰에 게시할 사진을 촬영하고 보기 좋게 꾸미는 작업을 한다. 금요일에는 밤 10시부터 새벽까지 동대문 의류시장에서 옷을 구입한다. 주말에는 사온 옷들을 정리하고 평일 촬영 계획을 짠다. 창업 후 신양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2~3시간이다. 그는 "나중에는 나만의 의류 브랜드를 갖고 싶다"며 "어렸을 때부터 하나하나 경험을 쌓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해 일찍 창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이커머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물론 창업자들도 급격히 증가했다. 코리아센터가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 창업 솔루션 '메이크샵'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신규 쇼핑몰 창업은 전년 동기 대비 50.3% 증가했다. 신 대표가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한 카페24에서도 같은 기간 2만7900개의 쇼핑몰이 생기는 등 온라인 쇼핑몰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규 창업자들을 연령대별로 분석했을 때 10대의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졌다. 지난 2분기 카페24를 통해 새로 창업한 10대는 전년 동기 대비 92% 증가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창업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3040세대에서는 오히려 30대가 28% 감소했고 40대는 1% 감소했다.
10대 창업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등교 중지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평소 온라인 창업을 꿈꿨던 이들이 창업에 뛰어들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온라인 쇼핑몰 '러블리엘'을 창업한 이승빈 양(17)은 "지난해까지만해도 '학교 다녀야 하니까 좀 더 기다렸다가 (창업)하자'고 생각했지만 코로나 때문에 올해 초부터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학교와 병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던 거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유통시장의 온라인화가 빨라진 것도 사업을 온라인에서 먼저 시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 영향을 미쳤다. 신대표는 "코로나19로 이커머스가 성장하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면서 원래 창업을 꿈꿨던 친구들의 마음이 급해진 부분도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온라인 쇼핑몰 '왓초이스'를 연 김은총 대표(17)는 "유튜브나 SNS 등을 통해 창업에 대한 정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며 "'알리 익스프레스', '타오바오' 등 해외 오픈마켓 구매대행 시장이 부수입을 얻기에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온라인 쇼핑 창업을 조금이라도 경험해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시장 성장세가 코로나19로 더욱 가팔라지면서 기존에 오프라인 사업만 영위하던 사업자들이 온라인 몰을 새로 만드는 경우도 늘고 있다. 마스크와 생활용품을 도매로 떼어 기업에 공급하던 류보현 씨(53)는 최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상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류씨는 "스마트스토어로만 월 9000만원 정도 추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류씨와 같은 사례가 늘면서 코로나19 직후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도 매월 3만5000여개의 추가 스토어가 생기고 있다. 기존 월별 신규 쇼핑몰은 1만5000~2만개 수준이었다.
이에 카페24·메이크샵 등 기존 온라인 쇼핑몰 창업 플랫폼은 물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신규 플랫폼들도 새로운 창업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지원책을 제공하고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 메이크샵은 지난 4월 선보인 '다해줌' 프로젝트를 통해 온라인 쇼핑몰을 1주일 안에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 초기구축 비용을 포함한 메이크샵 1년 이용료와 전자결제 대행, 간편결제서비스 6종, 휴대폰 결제서비스 등 300만원 상당 구축비용도 무료로 지원한다. 카페24는 최근 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상호 연결하는 최상위 네트워크 '백본망'을 460Gbps급 환경으로 확장했다. 카페24 관계자는 "이로서 1초에 460Gb 용량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네트워크 역량을 갖추게 됐다"며 "이는 기존 인프라보다 약 1.5배 확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도 성장 '스타트 제로 수수료 프로그램'을 통해 성장단계별 수수료 지원책을 제공한다. 오픈 1년 미만인 신규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월 500만원 미만 거래액에 대해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강인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