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브라질 `무개념` 대통령 "주먹으로 얼굴 맞고 싶냐?" 기자에 폭언
입력 2020-08-24 11:01  | 수정 2020-08-26 11:37

막말과 기행을 일삼아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이번에는 기자를 향해 '주먹으로 때리고 싶다'는 폭언을 해 국제사회 눈길을 끌었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인'으로 통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사태 속에 최근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관저에 격리됐다가 다시 음성 판정을 받아 공식 선상에 복귀했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우글로부 신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수도 브라질리아의 한 성당을 가는 길에 현지 신문 우글로부의 한 기자가 대통령 부인인 미셸 보우소나루 여사의 계좌에 최근 불법 자금이 오간 정황에 대해 묻자 "당신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싶다, 그래도 되나?" 하고 폭언을 내뱉었다. 해당 질문은 이달 초 우글로부가 '지난 2011~2016년 동안 영부인 계좌로 수표 7만2000헤알(약 1525만원)등이 수상하게 입금됐다'고 실은 기사와 관련해 영부인 등 가족의 불법 자금 거래 정황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연방 상원의원이 리우데자네이루 주 의원이던 시절 은행에 예금한 120만 헤알(약 2억 5000만원)과 관련한 불법 정치 자금 의혹을 집중 제기해왔다.
그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언론과 검찰이 나의 가족들을 괴롭힌다"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다만 안팎의 반응은 다르다. 대통령의 장남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주변 인물들은 자금세탁 혐의로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아왔다.
이른바 '세차작전'이라는 대형 정경유착 비리 수사로 브라질 시민들 사이에서 '스타 판사'로 통했던 세르히우 모루 전 법무 장관은 지난 4월 24일 '대통령의 직권 남용'에 반발해 사임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과 측근이 자금세탁 등 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는다는 사실에 반발해 마우리시우 발레이슈 연방경찰청장을 교체하겠다고 압박한 데 따른 반발에서다. 장관이 사임한 바로 다음 달 5월 4일, 대통령은 측근인 브라질정보국(Abin)의 홀란두 알레샨드리 지 소우자 기획관리실장을 신임 연방경찰청장에 기습 임명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방역을 무시하는 막말과 기행으로도 시민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보건부의 방역 권고를 무시하고 '군부 독재'를 옹호하는 극우 집단 집회에 참가하는 가 하면 일부러 마스크를 벗고 제트 수상 스키를 즐기며 "어차피 죽을 사람은 죽는다. 경제 활동 재개가 중요하다"는 발언을 해 시민들과 야권이 대통령 퇴진 운동을 벌였다. 지난 6월 브라질 법원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방역 무시 행동에 대해 "대통령이 무례하다"면서 "계속 마스크를 벗고 다니면 하루에 2000헤알(약 47만원) 씩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6일에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양성 판정 사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기자들 앞에서 마스크를 벗고 '난 멀쩡하다'고 발언한 탓에 언론협회가 "대통령이 취재진의 건강을 위협했다"고 반발하며 소송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대통령은 관저 격리 생활 중에 전세계 의약계에서 코로나19 치료 용도 사용을 경고한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로클로로퀸을 두고 "내가 먹었는데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아주 좋다"면서 홍보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같은 달 네 번째 검사 끝에 음성 판정을 받아 27일부터 정상 업무에 복귀했다. 다만 대통령이 음성 판정을 받은 날로부터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영부인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이후 넷째 아들도 양성 판정을 받은 바 있다.
데이터분석업체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전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2357만 7626명이고 누적 사망자는 총 81만 2181명이다. 확진·사망 기준 모두 피해 규모가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브라질은 확진자가 총 360만 5783명이고, 사망자는 총 11만 4772명이다. 김인오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