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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판=승리’ 세인트루이스에 이득이 되는 김광현
입력 2020-08-23 12:47  | 수정 2020-08-23 16:33
김광현은 23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메이저리그 첫 승을 올렸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팀에 이득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지난 1월 31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 투수 김광현(32)이 미국으로 출국하면서 밝힌 출사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뒤늦게 무관중으로 시즌이 개막한 가운데 그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김광현이 등판한 3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모두 이겼다.
김광현은 ‘선발투수로서 더 잘한다는 걸 보여줬다. 23일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3번째 경기에 나선 ‘루키의 놀라운 호투였다. 앞선 경기에서 다소 고전했던 것과 비교하면 180도 달라졌다.
김광현의 투구는 빨랐고 공격적이었다. 신시내티 타선은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김광현의 슬라이더를 알고도 제대로 치지 못했다. 슬라이더의 구속 차를 두며 허를 찔렀다. 탈삼진도 3개나 잡았다.
투구수 관리가 효율적이었다. 김광현은 6이닝 동안 83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닝당 투구수도 17개 이하였다. 5회초에만 17구를 기록했다. 4회초는 10개, 6회초는 9개의 공으로 마쳤다.

상대 선발투수는 메이저리그 통산 85승을 거둔 웨이드 마일리였다. 김광현은 마일리보다 훨씬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초구로 느린 변화구를 던져 상대의 허를 찔렀다. 과감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가득했다. 5회초 2사 2루에서 프레디 갈비스를 백도우 슬라이더로 삼진 아웃시킨 건 ‘최고의 순간이었다.
팀 사정상 마무리투수를 맡기도 했으나 김광현은 선발투수 체질이라는 걸 확실히 입증했다. 안정감도 뛰어났다. 제구 난조나 큰 위기도 없었다.
흥미로운 점은 김광현이 ‘승리를 부르는 파랑새라는 점이다. 김광현이 등판한 3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3승을 수확했다.
7월 25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2실점(1자책)을 했으나 세이브를 올렸다. 세인트루이스의 5-4 승리. 24일 후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던 시카고 컵스전에서도 피홈런을 허용했으나 3-1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팀 내 코로나19 감염 여파로 한동안 경기를 치르지 못해 실전 감각이 부족했음에도 점점 나아지는 투구를 펼쳤다. 신시내티전에선 ‘한국인이 아는 김광현을 미국인에 보여줬다.
세인트루이스는 16경기를 치러 8승 8패를 기록했다. 8승 중 3승에 김광현이 기여했다.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팀에 이득이 되는 행동을 해 생존하겠다던 김광현의 포부였다. 그는 그렇게 실천하고 있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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