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국외대, '미투 가해' 대학교수 3개월 정직 뒤 2년 만에 강단 복귀시켜
입력 2020-08-23 09:52  | 수정 2020-08-30 10:04

2018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 당시 제자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정직 3개월 처분을 받은 한국외대 교수가 강단에 복귀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3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 54살 서모 교수는 올해 1학기부터 해당 대학원에서 다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서 교수는 지난 학기 전공수업 2개 강의를 맡으며 강단에 돌아왔고, 2학기에는 3개 강의를 맡습니다.

외대는 의혹이 불거진 2018년 3월 서 교수를 해당 대학원 주임교수 자리에서 면직 처리했으나 지난 1일자로 재임명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앞서 2018년 3월 19일 한국외대 페이스북 '대나무숲'에는 서 교수로부터 지속적으로 성추행·희롱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는 제자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글쓴이는 서 교수가 자신의 신체 부위를 동의 없이 만지거나 '모텔에 가자'며 부적절한 언사를 하는 등 2008년부터 피해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서 교수는 "교수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고 반성하는 삶을 살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학교는 사직서 수리를 보류하고 같은 해 6월 징계위원회에서 정직 3개월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또 작년에는 10년 장기근속 포상 대상자로 선정해 서 교수에서 순금 3돈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해 12월 서 교수가 포상을 자진 반납하자 총학생회는 이를 복직 의도로 의심하며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인 서 교수의 복직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내고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학교 관계자는 서 교수의 복직에 대해 "학교 징계위에서 엄격하게 처리해 정직 3개월 처분한 것"이라며 "정직 징계뿐 아니라 대학교수가 2년간 강단에 서지 못하고 사회로부터도 격리당한 일은 그 자신에게는 상당히 큰 처벌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총학생회 측은 "서 교수가 복직할 때 학부가 아닌 대학원 쪽에서만 수업하는 것으로 정했고 학생들과 밀접 접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학교 징계위에 학생 대표가 참석하지 못하다 보니 징계위가 솜방망이 처벌을 하면서 이런 문제도 생기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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