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NHK 히로시마 원폭 상황 전달하는 가상 트윗서 '조선인' 표현해 논란
입력 2020-08-22 13:21  | 수정 2020-08-29 14:04

일본 공영방송 NHK가 히로시마 원폭 투하 전후 상황을 전하기 위해 가상의 히로시마 시민 3명의 트윗을 연재하면서 조선인 차별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22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NHK 히로시마 방송국은 지난 3월부터 '만약 75년 전에 SNS가 있었다면? 1945 히로시마 타임라인'이라는 제목으로 태평양전쟁 당시 히로시마 원폭 투하 전후 상황을 중계하고 있습니다.

당시 실존 인물 3명의 일기를 토대로 가상의 트윗을 매일 올리고 있으며, 팔로워가 41만명을 넘을 정도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문제는 당시 중학교 1학년 소년의 가상 트윗이 조선인을 기술하면서 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태평양전쟁 중인 1945년 6월 16일 소년의 가상 트윗을 보면 "조선인 놈들은 '이 전쟁 금방 끝나요', '일본은 질 거예요'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다. 무의식중에 발끈해 분노에 차 받아치려고 했지만 중과부적"이라며 "게다가 상대가 조선인이라면 할 말이 없다"고 기술돼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같은 해 8월 20일의 가상 트윗에선 "조선인이다!! 전승국이 된 조선인 군중이 열차에 올라탄다!"라며 "'패전국은 나가!' 압도적인 위력과 박력. 고함을 치면서 초만원인 열차의 창문을 깨부수고 가서 앉아 있던 승객을 내팽개치고 깨진 창문으로 전원이 우르르 몰려왔다"고 썼습니다.

당시 소년의 실제 일기는 히로시마 타임라인 공식 사이트에 게재돼 있지만, 원문에 '조선인'이라는 단어는 눈에 띄지 않는다고 마이니치는 전했습니다.

설령 그런 일이 있었고 그것을 일기에 쓴 사람이 있더라도 지금 가상의 트윗으로 발신하는 것은 "차별을 선동"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트위터상에선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부터가 상상인지 알 수 없고, 주석도 없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NHK는 이런 논란과 관련해 히로시마 타임라인 공식 사이트를 통해 "젊은 세대분들도 당시 혼란한 상황을 실감 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며 "수기와 본인 인터뷰 때 사용된 실제 표현에 따라 (가상의 트윗을) 게재했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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