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 시·구는 왜 `확진자 동선` 일부만 공개하나요
입력 2020-08-22 12:59  | 수정 2020-08-22 13:01
[사진 출처 = 광명시 블로그 안내 캡쳐]

#경기도 광명시에 거주하는 이모씨(40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속도가 붙은 것과 관련, 재난알림을 통해 공지가 오면 확진자 동선을 다시 꼼꼼히 체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광명시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확진자의 동선이나 일부 매장 방문 시간 등의 세부 내용없이 '18일 OO마트'로만 안내가 끝나자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씨 뿐만 아니라 불안함을 느낀 시민들이 광명시 블로그와 경기도민 청원 사이트 등을 통해 "광명시 코로나 확진자에 대한 빠르고 자세한 역학조사와 동선 공개를 요청한다"는 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 8.15 광화문집회 등과 관련 전국에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시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전보다 좀 더 조심하고 돌아다니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한편, 확진자 동선 등을 꼼꼼하게 확인하려는 움직임도 늘고 있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세부 지침 변경 등으로 확진자 방문 시간대나 동선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자 시민들이 여러 경로를 통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실제 최근 광명시의 동선 공개 게시글에는 "어제 확진을 오늘 오후에야, 그것도 다른 지자체 뉴스에 나온 것을 시민들이 다 알고 있는 시점에 동선 공개 없이 올리느냐", "다른 시나 구와 달리 OO식당, OO의원 뿐인 어이없는 동선에 불안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을 올려줄 것으로 호소하고 있다.
이에 광명시는 동선공개 범위가 확진자의 증상 발생 2일 전부터 격리일까지 공개하고, 역학조사결과 확진자의 접촉자 중 신원이 파악되지 않아 확산이 우려되는 장소는 공개한다고 알렸다.
반면 성별과 연령, 국적, 거주지, 직장명 등 개인 특정 정보와 확진자가 다녀간 장소에서의 접촉자가 모두 파악된 경우에는 상호명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
광명시 측은 "광명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시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확진환자의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안내 2020년 6월 30일)에 근거해 공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후 확진자 정보와 이동동선의 과잉공개로 확진자와 방문업소가 2차 피해를 입고 있어 인권침해와 경제적 타격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시민들의 협조를 구했다.

그러나 시민들은 "이런 불투명하고 어정쩡한 공개가 오히려 상권 전체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광명시 입장도 일부 이해하지만, 광명시의 역학조사 질이나 속도, 정보 공개 수준이 서울이나 경기 내 다른 구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부분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불안은 비단 광명시에 국한하지 않는다. 확진자 수가 하루 300명 넘게 집계됐던 지난 21일에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로나 확진자 동선공개를 제대로 안합니다. 조심하지 말라는 겁니까'라는 제목 등으로 동선 공개 관련 청원들이 꽤 많이 올라와 있다. 동대문구와 동작구, 강북구, 강남구 등 서울은 물론 원주시, 세종시, 부산시 등 전국에 걸쳐 동선 안내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한 시민은 "얼마 전 확진자가 제 영업장에 방문한 후에 저의 가게 이름이 긴급재난문자에 띄워졌고 저희 동네 모든 사람들이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알게 됐다. 당연히 불안한 시민들을 위해서는 필요한 절차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알림 문자 이후에도 모든 자영업자들을 위해 추가로 알림문자 서비스가 필요하다. 'OO가게, 방역완료. 직원들 모두 음성판정 받았음' 등의 안내를 해주기를 부탁드린다"며 동선 공개 후의 추가 대응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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