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독]산사태 한시간 뒤 '뒷북 예보'…예측 예산은 삭감 중
입력 2020-08-19 19:31  | 수정 2020-08-19 20:58
【 앵커멘트 】
지난 주말로 끝난 기록적인 장마 동안 전국에서 1천여 건 넘는 산사태가 발생했죠.
특히 이 가운데 5건은 사망 사고로까지 이어졌는데, 이들 사고 대부분에서 사전에 위험을 감지하기가 불가능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림청이 제공하는 산사태 예측 정보가 뒷북이거나, 심지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분류된 곳에서도 산사태가 났거든요.
이병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2일, 경기 안성의 한 야산이 무너지며 주택 등을 덮쳐 1명이 숨졌습니다.

문제는 이 지역에 대한 산사태 경보는 사고 전은 커녕 사고가 난 뒤에나 전파됐다는 겁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산사태 피해신고가 접수된 건 오전 7시쯤, 하지만 산림청에서 산사태예측정보를 내놓은건 한시간쯤 뒤인 오전 8시였습니다."

심지어 산림청의 산사태 예측 정보를 토대로 한 지자체의 알림문자 전송 시간도 들쭉날쭉, 주민들이 사고 위험을 제때 알기란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 인터뷰 : 이문보 / 경기 안성 일죽면
- "본 사람은 봤겠지만 나는 못 봤지. 신경도 안 쓰고 옛날 스마트폰인데 만날 그거 들여다보고 있어?"

사망사고가 발생한 다른 지역 상황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산림청의 산사태 예측 정보는 절반이 제때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산사태 위험지역에 대한 등급 관리도 허술했습니다.

위험할수록 붉은색, 안전할수록 파란색으로 위험지도를 만들고 위험등급을 5개로 나누는데, 사망사고가 난 5곳 가운데 4곳이 비교적 안전 지역으로 분류돼있었던 겁니다.

▶ 인터뷰 : 산림청 관계자
- "전부 다 안전하다고 말씀드릴 순 없지만 저희가 분석하는 거 통해서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고 나온 거죠."

산사태 예보가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2017년 20억 원이었던 산사태예측 조사 예산은 2년만에 9억 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윤재갑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산사태는 결국 인명피해가 발생하기 때문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해서 대비가 돼야 할 것입니다."

2012년 정한 위험 등급이 8년만인 올해 들어서야 처음 조정되는 등 산사태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점검이 시급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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